『자신을 숨기시는 하나님』(8)
그분이 떠나가셨다가 다시 오셨는가? 물론 그러하셨다. 그러나 여기에 주목할 만한 사항이 있다. 그분이 떠나가신 것은 제자들이 알았지만 그분이 다시 오신 것은 제자들이 알지 못했다. 이것이 놀랍지 않은가? 예수께서 죽은 자들 가운데서 부활하신 후 사람들에게 나타나셨을 때 마리아가 그곳에 서서 울다가 예수님이 서 계신 것을 보았지만 그분이 예수님이신 것을 알지 못했다는 것을 여러분은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예수님께서 “마리아야!”라고 부르자마자 그녀는 주님을 알아보고 그분을 만지기를 원했다. 그러나 그분은 만지지 말라고 하신 후 즉시 사라지셨다(요 20:14-17). 여러분은 보았는가? 여러분이 분명하지 않을 때 그분은 나타나시고, 여러분이 분명할 대 그분은 사라지신다. 이것이 그분의 성품이시다! 그분은 아무도 볼 수 없게 오시지만 여러분이 그분을 본 순간 그분은 사라져 버리신다.
나는 누가복음 24장을 좋아한다. 엠마오로 가던 두 제자가 했던 말은 너무나 어리석었다. (그러나 때때로 내 자신도 두 사람 중 한 사람임을 발견한다.) 슬픈 기색을 띤 제자들이 길을 걸으면서 주님의 죽으심에 관해 서로 이야기 하고 슬퍼할 때에, 갑자기 어떤 한 사람이 합류하여 그들에게 무엇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는지를 물었다. “무슨 일이냐고요?” 그들은 “당신은 예루살렘에 거하면서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른단 말입니까?”라고 말했다. 주님은 얼마나 위대하신지! 그분은 단순히 “무슨 일이 일어났습니까?”라고 물으셨다. 또한 두 제자들이 길을 걸어가며 비탄에 찬 긴 이야기를 서서히 쏟아 놓을 때도 주님은 인내하며 그들과 동행하시고 그들의 말을 들으셨다. 제자들이 이야기를 끝마쳤을 때 주님은 “미련하고 선지자들의 말한 모든 것을 마음에 더디 믿는 자들이여!”라고 말씀하셨다.
이 시점에 이르러서도 제자들은 깨닫지 못했다. 그러나 그들은 그 낯선 사람에 의해 감명을 받았음에 틀림없었다. 왜냐하면 그들이 가려던 촌에 이르자 예수님이 “더 가려 하는 것같이 하시니”, “저희가 그분에게 강권하여” 그들과 함께 유하시도록 했기 때문이다. 또한 제자들이 그분께 잡수시도록 청했을 때 그분은 매우 허물없이 주인의 역할을 맡아 “떡을 가지사 축사하시고 떼어 그들에게 주셨다.” 여기에 놀랄만한 일이 있다. 제자들이 볼 수 없었을 때 그분은 말을 들으셨고, 제자들이 어리석은 말을 했을 때 그분은 더 이상 숨어계시지 않고 오랫동안 그들과 동행하셨다. 그러나 제자들의 눈이 열리자마자 그분은 그들의 시야에서 벗어나 사라지셨다. 그것이 그분의 성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