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화의 고백
글/생명강가(2012.9.9)
장성 삼계에서부터 흐르는
고막원천 따라 돌아
널부러진 평원이 펼쳐지니
그곳에 핀 한 송이 수선화는
아무도 관심치 않네.
사론의 땅 함평 천지에
이제 늙은 몸 되어
조그만 셋집에 거하다보니
이름모를 들꽃이 이웃이요
밤이슬이 친구로다.
멀리 불갑산 골짜기에
백합화는 피었을까?
가시밭길이 가로막혀
마음은 원이로되 가보지는 못하고
푸른 하늘에 빗물만 흐른다.
이슬이 내려
글/생명강가(2012.9.7)
사론의 수선화는
멸시받지만 여전히 아름답고
골짜기의 백합화는
비록 숨겨져 있을지라도
가시나무 가운데 꽃을 피운다.
레바논의 백향목은
뿌리가 박히고 가지가 퍼져
그 향기는 달콤하게 몸에 배이고
올리브나무는 자라
열매 맺음으로 광채를 내며
그 기름은 만인의 존귀함을 더한다.
포도나무에는 꽃이 피어
눈에 띄지 않게 열매 맺으므로
명성 있는 포도주를 내고
곡식들은 풍성을 가져오며
푸른 잣나무에서는
이제 그 열매를 얻으리라.
바늘과 실
글/생명강가(2012.9.1)
내가 당신을 사랑하니
당신은 불을 거친 강한 분이요
흠이 없는 올곧은 분이라
그 예리함으로 날 구원했네.
당신이 나를 사랑함은
바람을 닮은 부드러운 솜털 잡아
목적을 두고 함께 엮으니
질기고 강한 당신의 연인됨이라
당신이 신음과 고통 속에
손발과 옆구리에 구멍이 난 것은
나를 연결시키기 위함일세.
나는 나는 그 고리 사랑하네.
내겐 자유가 필요치 않으니
그분이 가는 곳에 나도 가고
그분이 머무는 곳에 나도 머물며
그분의 자유를 만끽함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