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촌의 한옥집 소식을 듣고
한옥을 체험하기 위해서 예산교회에서 한 가정이 방문했습니다.
저녁시간에는 산들바람이 부는 평상에 둘러 앉아
수박 쪼개놓고 도란도란 주님이야기 나눕니다.
물론 바베큐도 가능합니다.
밤이면 문 열어놓고 모기장치고서 잠자리에 들면
솔솔 불어오는 산들바람에 어느새 잠이듭니다.
서까래가 예쁜 한옥
방마다 한옥의 문양이 새겨진 환기창이 있습니다.
다 죽어가던 화초들도 이곳 화분대에 옮겨 놓으면 생기발랄해 집니다.
특히 허브들은 번식력도 좋고 다시 실내에 들여 놓으면 정신이 맑아집니다.
새로 설치한 싱크대 모습
천장이 낮은 주방 형태에 따라
윗 진열장 밑으로는 뒤주(쌀통)와 김치냉장고를 놓을 생각입니다.
이번 시골집 꾸미기의 가장 큰 공사였던 실내화장실
벽 타일 붙이는 것 외엔 거의 제 손으로 시공했습니다.
하루밤을 지새우고 영광교회 주일집회를 참석한
예산 자매님들과 오후에는 고구마 줄기를 따서 보내드렸습니다.
동촌 한옥집을 꾸민 후 첫 방문한 예산교회 지체들과 함께
기념 촬영~ 찰칵!
불볕 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어느날 오후
전통 한옥꾸미기가 마쳐진 동촌집 하늘이 아름다웠다.
혹시 기억력이 좋아서 옛 모습을 기억하는 분들은
한결같이 이 동촌집의 변화된 모습을 기뻐해 준다.
영광교회의 한 자매님이 고구마순 꽃바구니를 집 앞에 걸어주셨다.
그런데 동촌에 늑대가 나타났다!
개인지는 모르겠지만 범상치는 않은 개임에는 틀림없었다.
주인도 없는 새에 옆집 할머니가 심어 놓았다는
봉숭아는 더위도 아랑곳없이 꽃이 만발하였던 어느날 오후
집 옆 잔디밭의 하늘이 너무나 예뻐서
나도 몰래 그 잔디밭을 따라 뒷동산으로 향하고 있었다.
멀리서만 보았지 그동안 한 번도 올라보지 못했던 뒷동산
그 입구에는 고추가 주렁주렁 열렸다.
동산에 올라보니 작은 마을이 한 눈에 들어온다.
서쪽 멀리 보이는 불갑산 모습이 더욱 아름답다.
반대편 동쪽 하늘에는 구름 사이로 무지개가 피어 오른다.
이 아름다운 동촌을 어찌 두고 떠날까?
그러나 단호박 하우스대 위의 참새들도 떠나듯
나도 언젠가는 떠나야제
뒷동산을 내려오는 그 대나무 길에 누군가가 나타날 것만 같다.
불태움
'불태움'이란 공과를 배웠습니다.
마을에 찾아온 고물장수에게
폐기하는 싱크대 스텐 셋트를 가져가게 하고
밑의 합판들도 함께 처리하도록 했는데
고물장수는 마을 어귀에 그 합판들만 버리고 가버렸습니다.
마을 회관에서 그것을 목격한 아주머니 한 분이
그 폐기물을 처리하라고 나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무더운 여름 오후 나는 그것들을 가서 차에 싣고 와서
불태우기 시작했습니다.
동촌 시골집을 꾸미던 중
하루 일을 마치고 어두워질 때마다 부엌 쪽에서
어떤 영적인 섬짓함이 있었습니다.
나는 일부러 무시해 버리려고 하였지만
그러한 느낌이 없어지지는 않았습니다.
나는 그 고물장수를 향하여
"허물어진 집은 고칠수가 있지만
망가져버린 사람의 본성은 누가 고치리요!"하며 원망을 했었지만
주님은 말씀하시기를
한낮 헌 집을 고쳐도 보존해야 할 것과 버려야 할것이 있듯이
이 세상 끝날에도 보존해야할 것과
불태워져야 할 것들을 상세히 가르쳐 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