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내심
글/생명강가(2010.9.1)
지난 월요일 민규씨와 두 번째 만남을 갖던 날
서로 인사를 나눈 후 여유로운 미소까지 짓던 민규씨가
뜬금없이 자신의 첫인상이 어떠했는지를 물었다.
그것은 자신을 관심하는 나에게서 자기 자신의 존재감을
인정받고 싶다는 표현일 것이다.
나는 아버지를 닮은 민규씨의 준수한 외모와
남들이 부러워하는 좋은 농장의 후계자로서의 여건과
부모님을 도와서 장차 한나씨와 함께 평범한 가정을
꾸려나갈 민규씨를 진심으로 칭찬해 주었다.
그리고 찬송 한 곡을 부르고
창세기 1장을 교독함으로 읽고 교통함으로서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성경말씀을 나누고
몇 가지 질문도 하며 기도함으로 간단히 마쳤다.
민규씨는 고학력자답게 들은 말씀을 분명히 기억했다.
끝나고서 어머니께서 내 주시는 차를 마시며
분위기가 좋았던지 한나씨 입국에 대하여 결혼상담소에서
자신에게 부당하게 대하던 이야기, 일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부모님이 자신의 인격까지 무시하는 것이 싫다는 이야기,
물고기도 때로는 숨을 곳, 즉 수초가 필요하다는 이야기 등
대부분 자기변호와 자기를 합리화하는 이야기들이었지만
민규씨는 많은 이야기를 하여 나는 좋았다.
때로 어떤 말은 교정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지만
나는 주님의 은혜로 오히려 넓은 마음을 품고 모든 것을
다 들어줄 수 있는 여유를 가졌다.
복음대상자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관건은 다름 아닌 목양자의 인내심이다.
그 다음번에 만날 때는 민규씨가 약간 음주 상태여서
상호 원만한 교통이 이루어지지 않으니 실망스럽고
깨진 독에 물 붓기처럼 시간이 아까웠다.
그러나 복음대상자는 서신서의 바울의 말에 의하면
그들은 우리의 영적인 자녀들이다.
상황에 따라 그들의 상태는 수시로 변하는 것은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의 상태와 다를 것이 없을 것이다.
그들이 달라진다 해도 하나님은 전혀 변함 없으셨듯이
목양자가 변함이 없다면 아무런 문제도 없는 것이다.
길 잃은 한 어린양
글/생명강가(2010.8.30)
사무소에 출근해서 김어르신의 아들을 만날 준비를 하는 중
전화를 드리고 갈까? 그냥 갈까?
만나면 무슨 교통을 해야 적당할까?
어떻게 하면 아버지와 화목하게 할 것인가?
아들은 어떤 사람이고, 마음(정신) 상태는 어느 정도일까?
처음 만나는 그가 돌출행동이나 하지 않을까?
그 가정에 역사하는 어둠의 세력은 어느 정도일까?
이것저것을 생각하며 준비하다 보니 정오가 가까워 왔다.
정신이 비교적 맑은 오전에 가려고 했는데
이제는 식사시간은 피해 가야겠다 싶어 오후로 미뤘다.
그러나 오후에도 기도를 좀 더 해야 하겠기에 지체하다 보니
또 마음이 불안해지며 차라리 내일 일찍 만날까하며 망설이니
“너는 나를 불신하는구나, 모든 것을 네 상태에 따라
결정하려고 하는구나. 길 잃은 한 어린양이 심음하고 있다.”
라는 주님의 책망이 있었다.
나는 스프링이 튀어 오르듯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슈퍼에서 아이스크림을 사고
무조건 농장으로 향했다. 마침 농장 냉동창고 앞 평상에
김어르신 부부가 일을 마치고 쉬고 있었다.
불현듯 방문했지만 반가워하시며 자리를 내 주신다.
부인께서는 아들을 불러오고 아들과 인사하는 동안에
두 분은 어느새 자리를 피해 버렸다.
내가 먼저 이름을 밝히니 그 아들도 “김민규라 합니다.”
하고 정중히 인사를 하였다. 그러나 얼굴에 수심에 쌓였고
그의 눈빛이 어두워 가슴이 아릴 정도로 비참한 마음이
전달되어져 왔다. 나는 한참동안 그의 손을 만지작거리다
그에게 지금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물었더니
“나도 평범한 사람으로 살고 싶어요.”라고 조용히 대답한다.
나는 민규씨에게 사람이 사람답게 살 때 가장 평범한
삶이라고 말해주니 그는 이해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그가 말하는 평범한 삶은 남들처럼 자기도
한나씨를 데려와서 결혼생활을 하고 싶다는 것임을 안다.
나는 민규씨에게 무슨 일이 하고 싶으냐고 물으니
사회생활을 안 해봐서 잘 모른다고 하였다.
그것은 세상에 대한 두려움에서 오는 대답이었다. 그래서
한나씨가 오면 가장 좋은 일이 아버지의 농장 일을 함께하는
것임을 알려주고 평범한 삶은 먼저 아버지와 화목하게 되면
저절로 이뤄진다고 분명하게 일러 주었다.
나는 주 예수님을 믿는 사람이라고 밝히고
예수님은 하나님과 사람이 원수 되었을 때 우리를 위하여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 하나님의 의를 이루어
우리를 하나님과 화목하게 하신 분이라고 알려 주었다.
그 주님을 믿으면 민규씨와 아버지도 틀림없이 서로
화목하게 되어 민규씨의 소망이 이루어 질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같이 기도하자고 하니, 그는 무릎을 꿇었고,
나와 함께 내 주 예수님의 이름을 세 번이나 불렀다.
나는 그의 손을 잡고 신실하시고 승리하신 그분께
민규씨와 그 가정을 맡아주실 것을 기도했다.
그리고 ‘회복 이야기 성경’ 창세기 1, 2번을 주고
아버지에게 하고 싶은 말을 나에게 하면 내가 전달해
주겠노라고 약속하고 처음 만남을 마쳤다.
자리에서 일어서니 내 차 뒤에서 숨어서 지켜보던
김어르신이 나오시고 냉동창고 뒤에 숨어계시던 부인은
방으로 돌아가는 민규씨를 격려하고 계시는 듯했다.
운전석까지 따라온 김어르신은 아들이 좋아질 수 있겠느냐?
아들이 무슨 말을 하더냐? 하시며 궁금해 하신다.
나는 두 부부에게 민규씨는 틀림없이 좋아질 것이니
절대 소극적인 말은 하지 말고 믿음을 가지라고 위로했고
두 분은 나만 믿으니 꼭 도와달라고 신신부탁을 하셨다.
하늘은 여전히 맑았고 돌아오는 길에 주님은
나에게 무한한 기쁨을 주시며 격려해 주셨다.
“주님 죄송해요. 주님을 믿지 못하고 안절부절 했던 것,
사실 주님 안에만 있으면 땅 짚고 헤엄치기인데..
당신을 나의 모든 실재로 누리지 못함을 알았습니다.”
그러나 나는 오늘 참으로 기뻤다.
기도 동역자
글/생명강가(2010.8.30)
김어르신으로부터 연락이 오기를 기다리며
나는 아들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었으나
며칠이 지나도 감감 무소식이다. 아들과 이야기가 잘못되었을까?
그렇다고 마냥 기다리고 있어야만 하는가?
나도 이 일을 함께 기도할 동역자가 아직 없었으므로
어떤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초조한 시간만 흐르고 있었다.
이 일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기도해 줄만한 사람 중에
마침 영광이 고향이면서 복음의 부담이 많은
인천의 어느 자매님께 이 사실을 대략 알리고
기도로 동역해 줄 것을 부탁드리니 쾌히 승낙하였다.
인천자매님은 영광교회 간증선포하기 전부터 영광에 사시는
언니 두 분을 우리 가정에 필사적으로 부탁했었고
함께 동역함으로 두 언니들은 지금 영광교회 생활에 안착시켰다.
자매님은 인천의 몇몇 자매님들과 그동안 영광을 위해
지속적으로 기도를 해 오고 있다며, 이러한 함평의 움직임을
매우 기뻐하시며 매일 기도하시겠다고 힘을 실어 주셨다.
나는 또한 기회만 되면 함평으로 이주 하시겠다는
장성교회의 S형제님과 문장자매님과도 이 일을 위해
긴밀히 동역하면서 김어르신의 연락을 기다렸다.
어느 날 아침, 이 일을 두고
나는 주님께서 이 가정을 나에게 붙이셨는지를 집중적으로
기도하는 중에 주님께서 모든 두려움을 제해 주시고
기다리지 말고 ‘가라!’는 독려하심이 있었다.
아멘, 주님은 나의 힘이시오,
기도 동역자는 나의 안전장치임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