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마른 사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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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마른 사슴

글/생명강가(2010.8.29)




또 며칠이 지나고 아침부터 소낙비가 퍼붓던 어느 날

김어르신이 다시 찾아오셔서 비가 와서 농장일도 못하시고

친구들과 마을 어귀에서 술 한 잔하고 오시는 길이라고

겸연쩍어하시며 소파에 앉으셨다.


지난번 돌아오는 길에 “나는 기도하는 사람입니다.

아드님을 처음 보는 순간 기도하고 싶었습니다.”라고 해서일까?

나이어린 내가 당신들을 향하여 소중한 마음을 품고

있다는 것을 알기라도 하는 듯, 그분은 나를 좋아했고

막내 동생처럼 여기면서 사무소 일이 잘 되도록 앞으로

무엇이든 돕고 싶다고 말씀하신다.


열린 사무소 문밖에 계속 내리는 빗줄기를 바라보시며

김어르신은 뭔가 작심이라도 하신 듯 다른 사람에게는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는 아드님에 대해 옛날을 추억하고

행복한 미소까지 지으시며 비교적 자세히 말씀해 주셨다.


외동아들로서 초등학교 3학년 학예회 때 보니

아들이 웅변을 제법 잘하여 모든 사람들의 칭찬이 자자하므로

아들하나 뿐인데 기왕이면 큰 사람을 만들기 위해

광주로 전학시켜 외할머니와 함께 생활하도록 하셨단다.


그러나 그때부터 점점 비뚤어지던 아들이 고등학교 때

학교에서 어떤 충격으로 정신분열증을 조금씩 앓기 시작했고

그때는 곧 괜찮아질 것으로 여겼으나 OO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하고서 어렵게 군복무를 마치고 나니 더욱 심해졌단다.


내가 처음 본 아들의 모습은 착하고 겸손해 보였지만

부모님, 특히 아버지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다한다.

아들은 병원치료를 받기도 하지만 자신은 정상이라며

전혀 투약을 거부하므로 더 힘드시다 하셨다.

나이는 35세, 현재 외국여자인 한나씨와 국제결혼까지

하였으나 결혼식만 올리고 아들이 갈수록 정신을 못 차리니

며느님을 입국시키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하신다.


아드님은 한나씨를 당장 데려오고 싶어 하나
아버지가
반대하시니 그 문제도 또 다른 갈등의 요인이다.

대화 중에 나도 인간미 넘치는 김어르신을 돕고 싶어

“한나씨가 오면 아들이 나아지지 않을까요?”하고 물었더니

"그렇게만 된다면 얼마나 좋겠느냐"면서 그러나 아들과의

갈등 때문에 너무 상처가 심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김어르신께 “내가 한번 아드님을 만나보면 어떨까요?”

했더니 반색을 하시며 “정말 그래 주시겠습니까?” 하셔서

“예, 사람이 타락해서 복잡해졌지만 구주 예수님께 와서

변화되지 않은 사람을 본 적이 없습니다.”고 대답해 주었다.

"그리만 된다면 그 은혜는 절대 잊지 않겠다"고 하시며

김어르신은 흔쾌히 아들에게 나를 만나도록 주선하시겠다고

하고서 돌아가셨다.


말은 그렇게 하였지만, 정말 한편으로는 걱정이다.

아들이 어떤 사람인지.. 수많은 영적싸움이 있을 텐데,

나는 과연 인내하며 끝까지 주님을 앙망할 수 있을 것인지..

다만 주님께서 이 가정을 위해 적극 개입해 주시길 바랄 뿐이다.

이 일을 위해서 함께 기도할 활력동반자가 절실히 요구된다.

"오! 주 예수여, 그 아들을 평안히 만나게 해 주세요.

당신의 이름을 위해 그를 치료해 주세요."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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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하고 무거운 짐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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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자

글/생명강가(2010.8.28)




어느 날 중개사무소에서 퇴근할 무렵,

연세가 지긋한 어떤 분이 사무소 문을 밀고 들어오셨다.

그분은 약주에 약간 취하신 듯하였으나

눈빛만큼은 무언가 애절함이 있어 나는 그분의 말을 경청했다.

처음 보는 내가 언젠가부터 만나고 싶으셨다고
이야기를 꺼내셨다.


그분은 문장에서는 제법 규모 있게 농장을 운영하시는

분으로서 지역사회 유지이시며 덕망도 있으신 분이었다.

그러나 얼마 전부터 연세에 비해 힘겨운 농장일로 인하여

심신이 피곤하고 도저히 더 이상 농장 일을 지탱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이제는 그 농장을 매각하고서
빚도 좀 정리하고 어디든지 가서 남은 여생을
노부부가 조용히 살고 싶으시다 하신다.


정말 힘이 드시면 농장에 일꾼을 쓰면 될 터인데

연세가 이제 65세로서 남보다 일찍 농장을 정리하고자

하시는 연유가 궁금했으나 그냥 연락처만 메모해 두고

며칠 후 그 농장의 현황도 살필 겸해서 전화를 드리고

찾아갔을 때는 30대 청년이 안쪽 방에서 나와

아버지께서 일하시는 곳을 손짓하며 알려 주었다.


내가 찾아가니 그분은 오디를 생산해 낸 뽕나무 밭에서

또 다음해 수확을 위해 하늘로 높이 치솟은 가지들을

잘라내고 계시다가 나를 반기며 일을 잠시 멈추셨다.

문장 근교에서 한 눈에 봐도 오천 평은 됨직한 이 농장에는

최근에 심어 놓았지만 내후년부터는 생산이 가능한 
블루베리 등
특수작물만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하고 계셨다.


언덕이라고는 할 수 없으나 약간 남향으로 비탈진

농장 중앙에는 선조의 묘인 듯한 왕릉처럼 큰 묘들이

지난날 이 집안의 내력을 대략 알 수 있게 해 주었고

우사를 비롯하여 제법 규모 있는 농장의 모습이

가끔 전원생활을 꿈꾸는 나로서는 기회가 된다면
이런 농장에서
일도 배우고 함께 살고 싶을 정도로
그 어르신이 부럽고 존경스러워 보
었다.


유기농을 하여 제초제를 안 하니 농로의 잡초가 우거져

숲을 이루는데 예초기로 풀을 벨 시간이 없다며 이선생님은

농장 이곳저곳을 다 보여주시고 정말 매각하기 아까워하시기에

왜 아드님이 계시는데 영농후계자로 삼지 않으셨느냐고

여쭈어 보았더니 옆에 계신 부인과 서로 눈치만 보며

무슨 말씀을 하실 듯 하면서도 말을 아끼셨다.

오히려 내가 “아들이 어디 아프신가요?”하며 재차 물으니

부인께서 남편의 눈치를 보며 머리만 끄덕이셨다.

나는 더 이상 그분들의 가정 사정을 물어 볼 수 없어

사무적인 이야기만 조금 더 나누고서 돌아오려고 차에 오르니

어르신께서 운전석 옆까지 바짝 오셔서 하시는 말씀이

아들이 조금만 도와줘도 피땀 흘러 일궈온 이 농장을

왜 팔려고 하겠느냐고 하시며 그런 아들을 원망하셨다.

더구나 이제는 허리에 통증이 있어 일을 할 형편이 아닌데

약을 먹으면서 억지로 일을 하는 실정이라 하신다.


나는 돌아오는 길에 주님께 기도가 나왔다.

“주여 내가 그 농장을 중개도 해야 되겠지만 우선 먼저

수고하고 무거운 짐을 진 이 어르신을 위해 기도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그 가정을 회복시켜 주십시오.”

오늘날 여러 방면으로 가정들이 파괴되어 가는 모습을 보며

나는 그분들에 대하여 깊은 연민의 정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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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회의 동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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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교회의 동역

글/생명강가(2010.8.27)




이스라엘 백성들이 말없이 여리고성을 돌았듯이

매주 광주와 문장사무소를 오가며 함평을 위해 기도하고

또 이주할 부담이 있는 장성 S형제님과 자주 만나는데

어느 날 동역자 형제님들을 통하여

서울교회에서 함평교회 간증선포를 위해

동역하기로 안배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매우 기뻤다.


우리는 기도의 폭을 넓혀 자연스레 몸의 기도를 하였고

주님은 즉시 서울교회 두 분의 형제님을 선발대로 보내셔서

함평과 인근의 교회를 돌아보게 하시었고

우리는 그동안 함평의 움직임과 현황자료들을 전해 드렸다.

사역이 교회들을 위하고 교회들이 사역을 이루어내는

아름다운 몸의 동역을 배울 기회가 우리에게 오는 것 같다.


그 후, 한 달 전쯤에는 서울교회에서 32명의 형제자매님들이
함평을 둘러보기 위해 장성교회로 섞임 집회를
오시게 되었고,
우리가 안내하여 문장자매님 댁과
집회장소 후보지,
함평읍 나비축제장 등을 다함께 돌아보므로
많은 기도와
교통을 나누고 돌아가셨다.

오신 분들 중에는 중년훈련을 막 마치고 오신 부부를 비롯해

주를 위해 헌신하고자하는 지체들이 많았다.


우리는 서울교회 형제자매님들께 적당한 집회소와

적어도 2가정의 이주를 위해 특별히 기도부탁을 드렸다.

요즘 모두다 여름훈련 집회 이사야 결정연구를 누리고 있듯이

오늘날 “내가 누구를 보낼까? 누가 우리를 위해 갈까?”하는

주님의 음성에 “제가 여기에 있습니다. 저를 보내어 주십시오.”

라고 대답하며 제단 숯불에 입을 대는 이사야는 누가 될지..

사뭇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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