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유전자
글/생명강가(2008.10.10)
가을이 깊어가는 계절
조금씩 선홍색을 띄는 감들이
동네 개구쟁이 아이들의
눈길을 유혹한다.
무공해 단감을 한 광주리 따
주일 오후 성도들과 나누고자
사등분하여 껍질째 쪼개보니
사각사각 단맛이 입가에 밴다.
단감 한 조각 들고 보니
우연히 감 씨까지 조각나
그 속에 작은 숟가락 들어있고
생명의 유전자를 보았다.
황갈색 작은 감 씨 속에는
아무도 모르는 감나무 있어
크고 작은 가지에 주렁주렁 감 열려
개구쟁이 아이들 매달려 논다.
가을날 아침에
글/생명강가(2008.9.19)
신선한 냉기마저 느껴지는
이 좋은 가을날 아침에
턱 받히고 창가에 앉아
사색에 잠겨 본다.
아직 한낮의 뙤약볕과
기승을 부리는 늦더위는
떠나는 가을의 길목에서
연민의 정을 느끼게 하지만
여름날의 지루한 무더위가
이 가을을 풍요롭게 하였듯이
광기어린 혹독한 시련들이
나를 주님께로 이끈다.
이 좋은 가을날 아침에
누룩 없는 뻣뻣한 빵을 먹다가
나의 묵은 혼이 변화되는 날
새처럼 하늘을 날리라.
잎 새에 이는 바람
글/생명강가(2008.9.9)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잎 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 윤동주님의「서시」중 잎 새에 이는 바람의 그 섬세한 흔들림을 보는 안목은 우리에게 주어지는 긍휼입니다. 어느 하늘아래 수많은 사연들이 있어 바람결에 미묘하게 떨리던 나뭇잎은 바로 우리들 자신입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바람이 부는 대로 이리저리 흔들림은 나의 노래요 이야기입니다. 그 노래에 반응하고 그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당신을 나의 친구라 부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