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여행

글/생명강가(2008.9.4)

푸른 하늘 두둥실

흰 구름만 쳐다봐도 설레이고

흔들리는 수수 잎에도 의미가 있는

철없는 아이처럼 하늘을 날고 싶다.

흐르는 선율 따라 여행을 떠나 볼까

아득한 꿈의 고향 목적지는 분명한데

번지수와 이정표는 아무도 몰라

갈까 말까 망설이니 바람이 분다.

들국화는 피었던 자리 다시 피고

바람 따라 그윽한 향기 날리니

내 마음도 동하여 낡은 수첩 챙겨 넣고

작은 배낭 둘러메니 어디든지 가고 싶다.

바람 따라 가다가 쉬는 곳이 내 안식처

좋은 친구 만나거든 사진 한 장 찍을까

그 친구도 나와 같이 가을 여행 떠났으면

바람이 불어온다. 이제는 떠나야제

수확의 계절

글/생명강가(2008.9.3)

여울물에 땀 씻고 한 더위를 지내니

우뚝 솟은 깻대여! 너는 나의 위로다.

비바람 몰아쳐 정처 없이 흔들리던

빨갛게 익은 고추는 우리의 기쁨이다.

옹삭한 언덕 빼기 잡초와 달음질치던

장난 끼 머금은 호박은 풍요라 칭한다.

매미소리 요란하고 더운 열기에 목마르던

애기 업은 옥수수여! 너는 사랑스럽다.

청개구리 놀라고 비밀이야기 나누던

감추인 고구마는 농부의 보물이구나.

넓은 들녘 오와 열짓고 고개 숙인 벼는 만족.

부끄러워 얼굴 붉히는 처녀 복숭아는 겸손.

알알이 영글어가는 검은 포도는 우리의 소망.

나뭇가지 주렁주렁 배와 감, 사과는 감사.

해맑은 웃음소리 건강하게 잘 자란

우리의 아들딸들은 하나님의 보화

이 모든 것이 다 아름다운 것은

무서운 폭풍의 역경과 뜨거운 뙤약볕의 환경을

잘 견디어 낸 탓이련다.

밧모 섬

글/생명강가(2008.8.19)

지중해의 한 바위섬

갈대와 새들만이 유일한 친구 되는

버려지고 척박한 땅에

오늘도 하루해가 저뭅니다.

언제 바닥날지 모르는

일용할 양식을 근근이 챙기며

바위틈 거푸집 속에서

쓸쓸히 잠자리에 듭니다.

보아너게처럼 당당했었고

주의 품속에 기댈 만큼

모든 이의 사랑과 총애 받던

달콤한 형제는 옛말입니다.

내주께서 부활하신 후

그 영의 기름부음을 따라

생명의 복음을 전하였을 뿐인데

로마는 나를 가뒀습니다.

벧엘에서 야곱이 만났고

광야의 모세가 보았으며

그발강가에서 에스겔이 체험했던

그 영의 감동이 있었습니다.

지난날 쏟아져 내릴 것 같았던

아름다운 밤하늘의 별들이

이즘엔 그리운 사람들의 얼굴 되어

유성처럼 흐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