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 백 꽃
글/생명강가(2008.3.1)
한 겨울 지나도록 긴 긴 밤
추위와 고독을 견딘 베란다의 동백 한 그루가
지난 가을 쯤 맺어두었던 꽃망울을
하나 둘씩 터트리기 시작했습니다.
영광에 이사 올 때
아무렇게나 버려져있던 것을
잘 보살펴 주었더니
작년에는 동백꽃 세 송이가 피어
우리의 기쁨이 되었습니다.
카네이션과 같이 꽃잎이 탐스런
그것은 보통 동백꽃이 아니었거든요
지난 해 그 꽃을 미리 보았기에
가지치고 물을 잘 주었더니
올해는 많은 꽃망울을 맺었습니다.
우리에게 닥치는 환경 속에서도
고난과 어려움을 견디고 나면
우리에게도 이런 영광스러운 날들이
예비 되어 있을 것입니다.
우리 안에 더해진 그 유전자로
충만하게 변형된 영광의 모습들을
뽐내며 자랑해 주실 분과
시샘하듯 부러워할 수많은 시선들
문병윤 추모시
글/생명강가(2008.1.25)
“안양교회 문 형제님이시라고
주님을 사랑하는 형제님이 계시다”라고
제가 처음 교회생활 하던
20년 전쯤 무렵..
나를 양육하시던 어떤 형제님으로부터
들었던 그 말 한마디가
비록 가까이서 모신적도 없고
그분과 특별한 만남도 없었지만
나는 멀리서나마 지켜보며 존경하고
늘 본받고 싶었던 우리 형제님!
사람이 나서 한번 죽는 것은
정해진 이치이겠고
또 허구 많은 인생 중에
안타깝지 않을 인생이 어디 있으리오만
바람처럼 왔다하여
그새 불시에 가시나이까?..
이리 가실 줄 알았더라면
천리라도 달려가서
사랑한다는 말 전하고서 손이라도 잡아볼걸..
나그네도 애달픈 것을
안양 식구들 어찌할꼬!
말을 해야 안다 하더이까?
임이 걸어온 길을..
안양 근교 모자라서
충남 서산까지 갔었더이다.
말없이 큰 눈 부라리며
사랑으로 주의 교회 돌보셨나이다.
집회 때마다 어김없이 들리던
그 카랑카랑한 신언소리
이제 언제나 다시 들으리이까?..
반석 같은 그 인자함, 그 미소
임이 서 있던 그 빈자리를..
누가 온들 대신 하리이까?
겨울밤 문풍지 뚫리듯
지체들 마음 허전합니다.
우리 주 다시 오실 때 형제님들 틈에 끼여
함께 주 맞으리라 하였건만
그것까지 양보하시렵니까?
먼저 가서 주 뵙겠습니까?
형제님이 그리 급하시면
주님이신들 얼마나 급하시겠습니까?
내 비록 멀리 서 있으나
당신 본받는 아들들 중 한 사람 되어서
당신의 남은 뜻 이루리이다.
평안히 안식 하소서
그리스도의 몸 이루리이다.
보이시거든 지켜봐 주소서
하늘 영광 이루리이다!
새 해
글/생명강가(2008.1.1)
고을마다 동산위에
보름달 떠오를 때 함께 모여 소리친다
타작마당 모여보세 이손저손 거머쥐고
강강 수월래
해맞이 인파들
온 세상 저 해 따라 동해로 산들 위로
저 해 없는 우리 삶 생각할 수 있을소냐
강강 수일래
석양빛 떨어지듯
십자가 주 죽었으나 만물이 안식하니
부활의 주 영접하세 온 세상 한 주 따라
강강 수주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