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글/생명강가(2007.3.15)
봄비가 내리고 난 촉촉한 들판에
어느새 봄 내음이 물씬 풍겨오고
속살 드러내며 봄나물도 꼰지서니
잠자던 나의 영 기지개를 켜려는가?
뒷동산 소나무 숲 진달레 꽃 피고
앞개울 돌팤사이로 맑은 물 흐를 때
아지랑이 나비따라 동네어귀 감싸니
매 마른 내 마음도 성령 피어오를까?
봄소식 알리는 듯 감나무에 까치 울고
외양간의 누렁이 힘차게 소리칠 때
봄 처녀 오시려나 내 마음도 설레이니
망태 메고 나가볼까 님 만나 사랑할까?
봄나들이 나서는 아이들 소리 명랑하고
밭갈이 하던 농부들 흥타령이 정겹구나
겨우내 아끼었던 종자씨앗 뿌리는 맘
우리도 파종시기 늦지 않게 뿌려볼까?
미안해서 어쩔꼬!
글/생명강가(2007.2.16)
설 전야 동네마다 분주한 떡 방앗간
콩떡 찧고 쑥떡 비벼 대광주리 가득 하네
방아소리 떡 김 피고 아낙네들 분주하나
나는 이미 그리스도 생명의 떡 배부르니
미안해서 어쩔꼬!
북적대는 거리풍경 눈부신 조명아래
백화점과 시장마다 새 옷으로 즐비하고
점원들의 호객소리 귀에 쟁쟁 따갑지만
나는 이미 그리스도 의의 옷 입었으니
미안해서 어쩔꼬!
귀향 길 서두르는 차량 행렬 속에
그리운 가족상봉 기쁨이야 있겠지만
명절 끝날 공허함은 예나 다름없으리니
나는 그리스도 몸의 하나 누리므로
미안해서 어쩔꼬!
고향친구 반갑다고 한자리 둘러앉아
지난추억 되새기며 밤늦도록 술 권하나
다리에 붙은 찰거머리 배부르면 떨어지듯
나는 이미 성령의 새 술로 취하였으니
미안해서 어쩔꼬!
가족 잃고 방황하는 거리의 나그네들
고궁 찾아 나서지만 외로움만 더 해지네
빈 하늘만 쳐다보는 새터민과 코세안들
나는 새 예루살렘 하늘거처 속했으니
미안해서 어쩔꼬!
호 박
글/생명강가(2006.12. 5)
노자매님 따 오신 노오란 호박 탐스러움 보기 좋아 문갑위에 놓으니 황금빛 가을 풍성 두 볼에 머금었나 보는 이마다 웃음주네 노오란 호박 사방으로 배 내미는 풍요의 상징 그 속에 무엇 있어 저리도 당당할까 옥합을 깨뜨리듯 신문 깔고 칼질하니 보석 같은 씨앗 박혀 당당할만하구나 이웃사람 불러 모아 호박죽 쑤어 나누니 그 호박 맛 절묘하여 김장김치 퍼내오네 이왕지사 호박잔치 재미있게 놀아보세 병든 자를 치료하는 호박얘기 예수얘기 늦은 밤 헤어지며 호박씨도 달라하니 이 씨 심으면 호박 나고 말씀 심으면 하나님 나니 이 씨 추수도 이렇게 좋은걸 저 씨 추수 땐 얼마나 좋을꼬 내년일랑 이것저것 넝쿨째 굴러오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