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명절날
선배 소개로 무술운동 하는 남편을 처음 만났다
결혼해서 살다보니 남자 다워 보이던 남편의 성격은
경상도 사나이로써 지방적인 특유한 무뚝뚝함이
처음엔 생전 보지못하고 말로만 듣던 그런 모습이
웬지 모를 묘한 매력남으로 느껴졌다
가장 큰 불만은 친정보다 시댁을 모든것에서
우선시 하는 관념으로 처신하는 태도였다
명절때 마다 시댁을 내려갈려면 항상 친정있는
지방을 지나가는 것이었다 먼저 시댁있는 고향에
가서 명절을 보내고 올라갈때 친정에 들러 인사한다
이해하려 하다가도 은근히 섭섭한 마음이 속에서
부터 올라온다
한번은 엄마가 감기 몸살이 나셨다면 통화하는 중에
기침을 토해내고 계셨다 내려가면서 말을 아끼다가
"여보! 이번 명절때는 친정에 먼저 가면 안될까?
엄마가 많이 아프셔요,"
"그럼 음식은 누가해? 형수혼자 하라구? 말같은 소릴.."
예상은 했지만 너무나 서운했고 고향집에 가는동안
내내 말도 잘안하고 뽀루퉁해서 갔다
시댁에 가서 음식을 장만하느라 정신없는데 시어머니가
나를 슬그머니 불러내셔서 친정에 가 보라면 차비까지
쥐어 주셨다 남편이 얘기한 모양이었다
친정가는 버스에 올라타고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 나지금 친정가요 당신이 어머니께 말씀드렸어?"
남편은 고맙다는 말을 하기도 전에 "바빠!" 하고 전화를 끊었다
속으로 "으이구!~ 찐맛 없어! 치!" 그러고는 몇시간을 달려갔다
그런데 친정집에 다다르자 남편의 차가 보이는게 아닌가!
"어머나! 이게 뭔 일이란 말이야?" 눈이 휘둥그러니 하고
집에 들어가 보니 남편이 아이들과 음식을 하고 있는게 아닌가
너무놀라 아무말도 못하고 있는 내개 엄마가 말씀 하셨다
"아~글씨~ 0 서방이 새벽같이 와서 장까지 봐와서는
저러고 있잖니? 나보고 암껏도 하지말고 가만있으라면서.."
남편에게 고마워 눈물이 났다 무뚝뚝 하지만 누구보다도
아내를 사랑하고 아껴주는 마음, 항상 배려하며 챙겨주는
남편임을 다시 확인하며 감사하는 마음에 눈물이 자꾸만 났다
여보! 정말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