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하버드 강의를 서울에서 듣는다!?


유용한소식들 2013-06-10 / 추천수 0 / 스크랩수 0 http://blog.chch.kr/smartcom/48562.html

공짜 하버드 강의를 서울에서 듣는다!?

‘강원도 산골 소녀가 강남 유명 선생님의 강의를 듣고 대학에 입학했어요’

우리나라의 온라인 교육이 산골 소녀가 강남 스타 선생님의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돕는 수준으로 진보해 있다면, 세계 시장에서는 더 어마어마해진 진격의 거인이 등장했다. 이제 산골에서 강남은 거리도 아니다. 서울에서 하버드 유명 교수의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세계 유수 대학의 강의실 문이 활짝 열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것도 원하는 자 누구에게나, 무료로.

“MOOC”, 세계 명문 대학의 높은 담장을 허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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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타임즈가 2012년을 ‘MOOC의 해’라고 명명할 정도로, MOOC은 최근 몇 년간 교육계의 가장 뜨거운 이슈 중 하나이다. 스탠포드, MIT와 같은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이 MOOC을 통해 지식 공유의 문을 활짝 열기 시작했다. 하버드와 MIT로부터 시작한 비영리 스타트업인 edX는 그들의 첫 공식 강의에서 37만명 이상의 학생들을 모았고, 2012년 1월에 등장한 Coursera는 페이스북보다 빠른 속도로 170만명 회원을 돌파했다. 최근에는 회원수가 217개국의 250만명으로 늘었다. 이처럼 최근 1-2년 사이에 MOOC은 그야말로 ‘쓰나미’를 일으키며 교육 생태계의 저변을 뒤흔들고 있다. MOOC은 대체 무엇이길래, 이렇게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일까. 

“MOOC(무크)는 ‘Massive Open Online Course’의 약자로서
인터넷이 연결된 누구에게나 무료로 열려있어
대규모 인원의 인터랙티브한 참여를 도모하는 온라인 교육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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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Khan Academy의 성공에 뒤이어 2011년 스탠포드의 두 엔지니어링 교수가 세 가지 가장 인기 있는 과목을 온라인 세계에 무료로 내놓기 시작하면서 MOOC 돌풍은 시작되었다. 이 강좌는 놀랍게도 190개국의 16만 명 수강하게 되었고,이 놀라운 경험을 통해 스탠포드를 떠난 Sebastian Thrun 교수가 설립한 스타트업이 바로 Udacity이다. MOOC의 가장 대표적 플랫폼으로는 Udacity, Coursera, edX 를 꼽을 수 있다. 이 세 스타트업은 수많은 MOOC 플랫폼 중에서도 자신들의 확고한 브랜드 정체성을 가지고 성공적으로 비즈니스를 확장해 나가는 모델로서 평가받고 있다.

MOOC, 무엇이 다른가?

그렇다면 기존의 인터넷 강의와는 어떤 점에서 차이가 있기에 ‘MOOC’라는 다소 생소한 이름을 달고 재등장하게 된 것일까. 인터넷이 보급되면서부터 발전되어 왔던 기존 온라인 교육과 비교했을 때에 MOOC가 갖는 큰 틀에서의 차별점은 수업료가 무료(Open)라는 것과 강의 등록자 수의 제한이 없다(massive)는 것이다. 또 기존 인터넷 강의들이 일종의 ‘사교육’으로서 학교 장외에서 학습 도우미 역할에 그쳤던 것과는 달리, MOOC는 기존 명문 대학에서 진행되고 있는 실제 강의를 온라인으로 개설하고 가르친다는 점에서, 더욱더 ‘학교 교육’에 가깝다. 따라서 단지 시험 점수를 올리기 위한 실용적인 목적이 아닌, 배움에 대한 열의로 과목을 수강하는 학생들이 많다. 이 밖에도 기술적, 방법론적인 부분에서도 MOOC는 다양한 차별점을 가지고 있다. 

  • 평균 15분 정도로 짧게 나눠진 강의 영상(Short Video)
  • 스케쥴에 따른 수강 신청 시스템(Enrollment)
  • 퀴즈와 시험을 통한 학습 진도 관리(Learning Management)
  • 자동화된 채점 시스템 (Automated Testing)
  • 동료 평가 시스템(Crowd-sourced Peer Assesment)
  • 같은 시기, 함께 수업을 듣는 사용자 간의 온-오프라인 커뮤니티 형성(Interactive User Forum)
  • 강의 수료 시 인증서 발급(Certific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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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ursera의 과목 이수 수료증 /

이 중 MOOC가 가진 흥미로운 요소 중 하나가 ‘수료증 제도’이다. 수료증을 발급받기 위해서는 강의를 다 들어야 할 뿐만 아니라 퀴즈와 과제, 시험에서 일정 수준의 점수를 받아야 하는데 그 양과 난이도가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 기본적으로 이 수료증은 실제 대학 학위와는 관련이 없지만, 강의를 무료로 제공하는 MOOC 플랫폼들에게 있어 수익을 낼 수 있는 요소이기도 하다. 

영상의 중간마다 등장하는 ‘퀴즈‘는 사용자가 학습에 적극 참여하도록 도우면서도, 학습 내용의 개념 정리나 본인의 이해도를 스스로 측정할 수 있도록 학습 진도를 관리해준다. 또 실제 대학 강의를 듣듯이 과목마다 강의 진행 스케쥴이 정해져 있고 함께 수강하는 사람 끼리 평가도 해주어야 하므로 자연스레 ‘커뮤니티가 형성’된다. 이 과정에서 국경을 넘어드는 클래스 메이트가 생기기도 하고, 가까운 지역에 있는 사람들끼리는 오프라인 모임을 갖기도 한다. 온라인 서비스인 MOOC가 역으로 새로운 오프라인 만남들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MOOC는 비영리 사업인가? : 수익구조

요점만 말하자면 그렇기도, 그렇지 않기도 하다. 비싼 학비와 유학비를 대지 않아도 전 세계 사람에게 공평한 교육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MOOC는 교육 평등화라는 공익에 이바지하고 있다. 그러나 Coursera와 UDACITY의 경우 처음부터 영리 기업임을 내걸고 나왔고, 벌써 여러 가지 수익 모델을 제시하며 수입을 올리고 있다. MOOC의 핵심 컨셉 자체가 ‘질 좋은 강의를 대규모 인원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것’인 만큼 강의 자체를 유료화시키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 때문에 대다수의 MOOC 플랫폼들은 강의는 무료로 유지하고, 인증서 발급 단계 또는 기업에게 우수한 학생을 연결시켜주는 헤드헌팅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수익을 얻고 있다. 영국 정보시스템 합동위원회 교육기술 상호운용 표준 센터인 CETIS의 2013년 논문에 의하면, Big MOOC들이 취하고 있는 수익 구조는 각각 다음과 같다. 


문제의 제기와 극복 과정

전세계적으로 MOOC의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동시에 MOOC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 역시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쟁점이 되는 이슈에 대한 해결의 움직임들은 어떤 식으로 일어나고 있을까. 

1. 평균 7-9%의 저조한 수료율 : 게임화, 소셜화, 인터랙티브로 지속적인 동기 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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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S와 게임화를 통해 사용자를 동기 부여 하는 duoLingo /

MOOC의 가장 큰 문제점은 역시 한 강의를 끝까지 마치는 수료 인원이 적다는 데에 있다. 평균적으로 수료하는 인원은 전체의 7-9%에 불과하다. 이렇듯 저조한 수료율을 극복해내기 위해 최근에는 학습 과정을 게임화하거나 소셜화하는 경향이 보이기도 한다. 외국어 학습 전용 MOOC 플랫폼인 duoLingo는 단계를 클리어 할 때마다 뱃지를 선물해주기도 하고, SNS 친구들과의 랭킹 시스템을 통해 사용자의 경쟁심을 자극하고 동기 부여를 돕는 방식을 채택했다. 또 HTML 등을 배울 수 있는 CodeAcademy 는 사용자가 직접 창에 코드를 치면 즉각적으로 틀린 부분을 지적하고 설명해주는 등 인터랙티브 한 요소를 첨가하여 지루하지 않게 학습을 마칠 수 있도록 이끌어나가고 있다. 

2. Knowledge와 Credit 사이의 아찔한 줄타기: 실제 학위 취득이 가능한 MOOC 등장

처음엔 무료로 양질의 수업을 들을 수 있어 기뻐하던 사람들이 이제는 ‘MOOC 수료증의 효용’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던지고 있다. 과연 MOOC에서 발급해주는 수료증이,’ 한 과목을 성공적으로 클리어했다’는 자기 만족 이외의 어떤 기회를 제공해줄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단순한 지식 추구가 아니라, MOOC 교육을 통해 현실적인 사회 생활이나 취업에 도움을 얻고자 하는 사람들에게서 제기된 문제이다. 이에 따라 실제로 몇몇 대학들은 MOOC을 통해 실제 학위를 취득할 수 있도록 계속된 노력을 해왔고, 올해 들어 슬슬 그 열매가 보이기 시작했다. 애리조나 주립대와 신시내티, 아칸소대 등의 공립대학들이 MOOC을 수강한 학생이 이후 학교 등록금을 내면 학위를 인정해주는 ‘MOOC2Degree’ 제도를 시행하기 시작했다. 또 가장 최근에는 조지아 공대가 석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온라인 수강 제도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MOOC을 통해 학생들은 수강 신청 이후부터 3년 동안 컴퓨터 공학 석사 학위 과정을  밟아 나갈 수 있다. 석사 학위를 따기 위한 전체 등록금은 7000달러(약 780만원) 정도로, 본래 조지아 공대의 등록금이 4만 달러가 넘는 것을 감안한다면 6분의 1 수준의 저렴한 가격이다. 이와 같은 대학의 시도와 노력을 통해 MOOC은 이제 한 단계 더 나아간 미래를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MOOC, 다음 단계는 무엇인가?

이와같은 MOOC의 열기는 식기는 커녕 앞으로 더욱 확장되어 여러가지 비즈니스를 양산하게 될 전망이다. MOOC이 만들어나가는 미래 비즈니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1. 누구나 MOOC 플랫폼을 만들 수 있도록 돕는 ‘MOOC 소프트웨어 오픈 소스’

대표적 Big MOOC인 edX는 다음 달 6월 1일 학습 플랫폼을 오픈 소스로 세상에 공개할 예정이다. 이제는 edX가 공개한 소스코드를 변형시켜 누구나 새로운  MOOC 플랫폼을 비교적 쉽게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소프트웨어를 새로 만들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없는 대학들이 도입해서 사용하기에 용이하다. 이것을 좀 더 보완해서 대중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보급해 준다면 현직 중, 고등학교 선생님이 직접 자신의 MOOC 플랫폼을 만들어 교과 학습에 도움이 되는 강의를 올리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또 학교 안의 교육 뿐만 아니라 요리나 운동, 뜨개질 등을 가르쳐 주는 다양한 MOOC 플랫폼이 탄생할 수도 있다.

2. MOOC에서 배우고 만나서 과제한다, 오프라인 만남을 위한 플랫폼

‘Flipped Classroom(뒤엎어진 교실)’은 학생들이 온라인을 통해 집에서 먼저 학습한 뒤 학교 수업에서는 질의 응답, 토론 등을 통해 배움을 심화시키는 교육 방법을 뜻한다. 온라인 교육이 폭발적으로 확장되었기 때문에 생겨난 흐름이다. MOOC의 특징 중 하나가 같은 기간 동안 같은 코스를 듣는 사람들끼리의 커뮤니티가 형성되어 서로 상호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온라인 학습을 넘어서 토론과 협력을 통해 배움을 확장시키고 싶은 사람들은 지역적인 오프라인 만남을 가지길 원하게 될 것이고, 이를 위한 플랫폼이 등장하게 될 것이다. 또 주니어들을 대상으로 한 MOOC 전용 학원이 생겨날 가능성도 있다. 세계 유수 대학의 강의를 무료로 들을 수 있는만큼, 세계 최고 수준의 수업을 아이에게 듣게 해주고 싶은 학부모들이 있을 것이다. 그럴 경우 온라인 학습을 보조해주고, 조별 과제등을 도와주는 전용 학원이 탄생하게 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3. 수많은 MOOC 강의를 큐레이션 해주는  ‘MOOC 전용 메타 사이트’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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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이미 MOOC 플랫폼은 많지만, 앞으로도 더 많아질 것이고 강의의 수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게 될 것이다. 이럴 경우 어디서 무슨 강의가 진행되고 있는지 알기가 어려워진다. ‘MOOC LIST’는 각지에서 진행되고 있는 강의를 모아서 보여주는 사이트이다. 그러나 아직은 텍스트로만 목록이 나열되어 있기 때문에 MOOC을 처음 접하는 사용자들에게는 ‘진주같은 강의’를 찾기란 여전히 어려운 일이다. 이러한 메타 사이트에 큐레이션 기능이 강화되어 개인에 취향에 따른 강의를 추천해줄 수 있다면 훨씬 더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특히 개인의 목적(학위 취득/단순한 지적 호기심 충족/전문 정보 습득 등)에 부합하는 학습 과정은 어떤 것인지 잘 감이 오지 않을 때, 이러한 큐레이션 사이트가 안내해준다면 많은 MOOC 수강생들이 방문하게 되지 않을까. 심지어 어떤 교수님이나 강의가 유명한 지, 어디서부터 공부를 시작해야 하는 지 아무 것도 모르는 학생들에게도 이러한 큐레이션 서비스는 배움에 앞선 막막함을 덜어줄 수 있다.  

전세계적인 MOOC 열풍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대학은 아직 온라인 강좌 서비스 제공에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그러나 MOOC은 거스를 수 없는 큰 조류로서, 머지 않아 국내에도 MOOC 서비스가 등장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한국형 MOOC’가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교육’이라는 본연의 가치를 잃지 않고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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