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늘 이렇게 기도한다
오늘 하루의 길 위에서
제가 더러는 오해를 받고
가장 믿었던 사람들로부터 신뢰받지 못하는 쓸쓸함에 눈물 흘리게
되더라도 흔들림 없는 발걸음으로 길을 가는 인내로운 여행자가되고
싶습니다.
오늘 하루
제게 맡겨진 시간의 옷감들을 짜투리 까지도 어껴쓰는 알뜰한
재단사가 되고 싶습니다.
하고 싶지만 하지말아야 할 일과 하기 싫지만 꼭 해야 할 일을 잘
분별할 수 있는 슬기를 주시고
무슨 일을 하든지 그 일밖에 없는 것처럼 투신하는 아름다운 열정이
제안에 항상 불꽃으로 타오르게 하소서 제가 다른이에 대한 말을
할 때는 사란의 거울 앞에 저를 다시 비추어 보게 하시고
자신의 모든 것을 남과 비교하느라 갈 길을 가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오늘을 묶어 두지 않게 하소서.
몹시 바쁜 때일수록 잠깐이라도 비켜서서 하늘을 보게 하시고
고독의 층계를 높이 올라 내면이 더욱 자유롭고 풍요로운 흰옷의
구도자가 되게 하소서.
오늘 하루의 숲속에서 제가 원치 않아도 어느새 돋아나는 우물의
이끼, 욕심의 곰팡이 교만의 넝쿨들이 참으로 두렵습니다.
그러하오나 주님
이러한 제자신에 대해서도 너무 쉽게 절망하지 말고 자신의 약점을
장점으로 바꾸어 꿋꿋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