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4-23 , 추천수 0 , 스크랩수 1 , 조회수 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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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아이를 데리고 어제 친정을 갔다. 교통비를 아낀다며 열차 포인트를 써가며 무궁화호를 타고 갔다. 오늘이 친정 어머니 생신이라 대합을 넣은 뜨끈한 미역국을 끓여드리고 싶다며 간 것이다. 나로선 어제는 '해방'을 맛보며 자유를 만끽(?)했다. 덕분에 잠을 세 시간밖에 자지 못해, 지금 머리가 멍하다 --; 하지만 오늘은 제자리로 돌아왔다. 방종은 하루로 족하다. 더 이상은 내가 불편해서 못살겠다. 아침에 만나야 할 지체들을 만나고, 점심은 아내가 냉장고에 마련해둔, 마치 비상식량처럼 준비해둔 것으로 해야했다. 찬밥 + 삶은 취나물 + 미역국 = 개밥 ... ㅎㅎ 이 세가지를 냄비에 넣고 약불에 나무 주걱으로 휘휘 휘저어 뎁힌 후 마지막에 계란을 넣어 한 번 더 휘저으니 그런대로 먹을만했다. 설거지도 이렇게 말끔히...^^ 규칙적이고 정상적인 생활은 무척 편리하고 많은 것을 아껴준다. 설거지 후 시선이 꽂히는 곳이 있었다. 바로 이것... 장미 한 송이다. 결혼 기념일에 내가 출장으로 함께 하지 못했을 때 KT꽃배달로 빨간 장미 한 송이를 주문했었다. 한 다발은 너무 비쌌고.. 그래서 고른 것이...얼마였더라, 8천원 정도 했던 것 같다. 비교적 가볍게 한 송이 주문했다. 몇 글자 고심하여 적은 엽서와 함께 배달되었다. 집에 돌아와서 보니 꽃이 비교적 크고 향도 아주 진했다. 장미라고 다 같은 장미가 아니라는 것을 그때 알았다. 지금의 장미는 노란색이다. 사연이 좀 있었다 --; 지난 주 아내와 말다툼이 좀 있었다. 그런데... 여자는 무섭다. 정말 --;; 장미 목을 똑 따서 내 앞에 던져버리지 않았겠는가! 다음과 같이 외치면서... "말로만 하는 사랑은 난 안 믿어!!" 참 내... 난 사랑하는 법을 정말 모르는 사람인가??? 결국 그 붉은 장미는 쓰레기통으로 버림받았다. 며칠 전 아내는 다가와 속삭였다. "장미가 우리 테이블에 계속 있게 해줘요." 장미 한 송이로도 아내는 기뻐할 수 있는 사람인 것이 고맙기는 하다. ^^ 여의도 롯데 캐슬에 사람을 만나러 갔다가 화원이 있어 들렀다. 노란색이 이뻐 보여 2,000원을 주고 한 송이를 샀다. 품종을 '키위'라고 여주인이 알려주었다. 향은 아주 진하다. 장미는 정말 매력적인 꽃이다. 아내가 없어서 그런지 그 장미꽃이 더 두드러진다. 어쩜 아내의 창백한 얼굴과도 비슷한 것 같다. 커피 한 잔 마셔야겠다. 번역을 해야 하는데 그러러면, 두 세 시간 정도는 꼼짝않고 앉아 있어야 하니 좀 달콤한 커피가 필요하다. 집에 있는대로 커피를 만들자니, 미국산 네스카페, 대만산 흑설탕, 국산 우유의 합성물이다. 커피와 설탕은 지인이 선물해준 것이다. ... 혼자 즐기는 커피맛도 괜찮다. "내가 어렸을 때에는 말하는 것이 어린아이와 같고 깨닫는 것이 어린아이와 같고 생각하는 것이 어린아이와 같다가 장성한 사람이 되어서는 어린아이의 일을 버렸노라 우리가 이제는 거울로 보는 것같이 희미하나 그 때에는 얼굴과 얼굴을 대하여 볼 것이요 이제는 내가 부분적으로 아나 그 때에는 주께서 나를 아신 것같이 내가 온전히 알리라"(고전13:11-12) 내가 좋아하는 성경구절이다. 어른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묵묵히 해내는 사람일 것이다. 생명이 자란 사람은 보이지 않는 주님과 은밀한 정원에서 함께 거닐며 교통하며 주님 앞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말없이 하는 사람일 것이다. 주님과의 달콤한 이 시간이 영원히 지속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인다... ![]() |
형제님의 마음이 나의마음?ㅎㅎ
아내의 빈자리가 때론 약이되고
그 약이 나를 뒤돌아 보게하고
주님으로 인하여 그자리가 비어있든
채워있든 묵묵히 가길 원합니다.아멘!
엘피스님, 독백하시는 글을 재미나게 잘 읽었습니다.
산다는 것은 다 그렇지요 뭐 별거 있습니까??
다만 환경 가운데서 주님을 얻고 그분의 음성에 반응하여
마음 안에 있는 작은 방문들을 하나하나 열어드리는 것이 복되지요
형제님과 사랑스런 자매님과 아이들에게 주님의 넘치는
은혜와 축복이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아멘!
이야 역시 시인이구만요..에세이집 하나 내세요..사드릴께..근데 설겆이 사진이 눈에 띄네..강화유리 코렐~~..^^..(제가 하는 설겆이 그림이 넘똑같아 들어와 봤네여..^^) 근데 자매님은 언제 오세요?..
내일 오후입니다. 돌아올 때도 여전히 무궁화호...
아내가 돌아올 때는 내 마음에 아내를 위한 공간이 더 넓어져 있을 것입니다 ^^
아내가 없을 때는 있는 것 같이 아내를 사랑하고, 아내가 있을 때도 없는 것 같이 아내를 사랑하고 싶습니다.
내일 오후 되면..돌아오실 자매님을 위한 공간이
더 넓어지리라 하시는 그 마음이 은혜가 됩니다.
그로 인해 또한 주님의 그 은혜도 더 풍성히 넘치시기를..^^
같이 있을 때는 그 고마움을 전혀 모르고 살다가
그 빈자리가 없게되면 얼마나 고마웠는지를 알지요
있을때 잘해라는 유행가도 있잔아요
자매님이 돌아오시면 잘해드리세요^*^
평소에 음식하는것도 옆에서 거들어 주시고요
찬밥에 취나물에 미역국을 어찌 한번에 끓여드셨는지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