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5-08 , 추천수 0 , 스크랩수 1 , 조회수 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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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0 C형제목양 - 여의도 파스쿠치
아침 일찍 형제를 만나, 갈 데가 없어 커피샵으로 향했다. 오늘은 점심 때 친구 결혼식 사회본다며 양복을 말쑥하게 차려입고 왔다. 그런데 넥타이는 손에 들고 있길래 왜냐고 물었더니, 멜줄을 모르겠다고 >_< 샵에 앉아 넥타이를 메어주며 형제에 대한 사랑을 내 속에서 더듬어본다. 오랜동안 만났지만 까칠한 형제의 성격에 사랑스러운 마음을 갖기가 쉽지 않더니만 3년이라는 무던한 시간들을 보내오면서 형제에 대한 애정도 많이 자랐다. 2년 6개월 정도는, 약속을 해도 잘 지키지 않고 시간도 30분은 예사로 늦더니만 6개월 전부터는 내가 연락을 안해도 형제가 먼저 만나자고 연락을 해오고, 시간도 잘 지킨다. 일주일에 한 번은 만나지 않으면 안되는 정도로 서로 간에 많이 가까워지긴 한 것 같다.
형제의 한 마디 "형제님, 요즘은 정말 사는 것이 힘들어요. 그리스도인인데도 자살하는 사람들, 차사고로 죽은 시신들, 여러 모양의 환자들... 이들 처리하면서 무덤덤해야하는데, 요즘은 많이 무기력해지고, 사는게 무엇인지 잘 모르겠어요. 내 마음 중심에선 원하는 게 있는데, 나는 그 중심을 비켜나 자꾸 다른 것으로 채우려하고, 그러고 있어요."
형제의 직업은 소방공무원인데, 119 즉 응급구조사이다. 하루에도 죽어가는 사람들을 몇 번 만날 때도 있다고 한다.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늘어놓았다. 말주변도 없는 내가 형제를 만나면 말거리가 더 빈궁해진다. 애써 영 안에서 있어보려 하지만 형제의 축 늘어진 표정과 말투를 보면 나도 따라서 처져버린다. 에이~ 이렇게 속사람이 강하지 않고서야~~
잠시 멈추었다 분위기가 어색해질만하면 또 다른 얘기 거리를 짜내어 말하곤 한다. 연천에 다녀온 이야기, 자매와 다투었던 이야기, 동역하면서 어려움 등등 어쨌든 말하다보면 나의 속사람도 고요해지고, 분위기도 조금씩 영적인 말을 꺼낼 수 있도록 변해가고, 형제의 얼굴도 조금씩 밝아졌다.
워치만 니는 우리 속사람이 잠잠하지 않고 불안하고 요동하면 절대 남의 말을 들을 수 없고 도울 수도 없다고 했다.
한참의 시간이 흐른 뒤, 이제 내 속 사람도 많이 부드러워져서 기름바름이 있는 말을 꺼냈다. 조금 열변을 토하니, 벌써 일어날 때가 되어, 형제를 지하철역까지 바래다주기 위해 10분 정도 함께 걸어가면서 영적인 원칙을 조금 말해주었다.
나는 형제에게 어떤 요구도 하지 않지만, 원칙을 말할 때는 조금 강하게 말해준다. 다행히도 형제는 체험적인 수치로 설득하려는 것은 듣지 않지만, 영적인 원칙을 이해할 수 있게끔 말해주면 경청해서 듣고 기억을 한다. 오랫동안 만나면서 형제를 알게 된 한 면이다.
앤드류 유 曰, 자신이 하지 않으면 C 자신만 열심히 하면 B 자신도 하되, 다른 이도 하도록 하면 A
형제가 아직은 목양할 어린양이 없다. 최근의 기도는 형제가 품고 목양할 수 있는 한 어린양을 갖게 되는 것이다. 내가 아무리 목양한다할지라도 형제가 목양하는 사람이 없다면 형제는 생명에 있어서 더 자라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형제와 헤어지고 집에 돌아오니 아들이 창가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빌라 앞에 있는 공원을 스케치~
미술 학원은 안 다니지만(창의력 사라진다고 자매가 보내지 않는다. 나도 화가된다고 할까봐 겁나서 안보내기도한다.) 개성껏 곧잘 그리곤 한다. 얼마 전 학교의 과학상상화그리기대회에서 우수상도... ㅎㅎ 흐믓~ 어릴 때부터 이면지를 열심히 날라다 준 아빠의 수고가 헛되지 않았구나 ㅠㅠ 교육비법이 있다. 무언지 아는가? 나의 비법: "와~ 굉장한걸." "오우~ 잘 그렸다." "으잉, 이럴수가!" "어떻게 그렇게 세밀하게 그릴 수가 있니?" ..................
아빠는 네가 무엇을 하든 "행복하고 & 주님을 위한 전시간이 되길 바란다."
***
오늘 오후 만나려고 했던 B형제 가정이 우리 집 근처 보라매공원에 왔다하길래 이 기회를 놓칠세라 자매를 다그쳐서 부랴부랴 공원으로 갔다.
한 달 정도 B형제와 아침부흥을 전화로 함께 해왔었다. 이제 RSG를 할 필요를 느껴왔었다. 아침부흥만으로는 그 사람의 사정도 모르고 필요도 채울 수 없기 때문이다.
김밥 6줄, 감귤주스1.5L 한개, 생수1병, 과자 3봉지, 떠먹는 요거트 6개 (알뜰한 우리 자매~ 급하게 사서 공원으로~ B형제 가정을 만나 자리를 쫙~ 깔고, 음식을 주르르 펼쳤더니~~
요렇게 심플한 점심이 차려졌다. 그래도 대만족~
보라매 공원의 볼거리 중 하나인 음악분수
와우~
멋진~
구경을 하고 아이들과 축구를 하고 (헉~ 체력달려... 애들은 지칠줄 모른다~)
잠깐 쉬러 들어왔을 때 기회가 왔다. "형제님, 우리 커피 좀 사러 갈까요?" 커피점까지는 10분 정도의 Walking Distance. 오며 가며 교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왜냐하면 오늘 기회를 봐서 다음주부터는 매주 토요일에 함께 모임을 갖자고 안의 느낌을 말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갈 때는 분위기상 좀 싱거운 얘기들로 채우고~ 카페라떼1, 아이스티1, 자몽스무디1 주문. 오는 길에 말해야겠다고 속으로 눈을 부릅떴음.
자리로 돌아오는 길에, 드뎌, 말하기 편한 때가 왔다. 나: "형제님, 우리가 그동안 아침부흥 해왔는데, 영적인 것만으로는 좀 부족하지 않습니까?" B: "......" ㅋ~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한 마디 하고, 나: "영적인 것만으로는 교회생활이라고 할 수 없고, 서로의 사정을 좀 더 알고, 함께 추구하고, 함께 기도하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B: 끄덕 끄덕 "............" 이쯤되면 무슨 말을 할지 조금은 눈치 챘을 터, 나: "우리 매주 1시간 정도 함께 하는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요?" 휴~ 어쨌든 말을 꺼냈다. 나: "뭐, 이렇게 밖에 나오게 되면 함께 나올 수도 있고 말이죠." 강압적인 느낌을 주지 않기 위해 조금 융통성을 내비침. B: "네~ 그러죠."
와우~ 아는 사람 외는 정말 모를거다. 이 한마디 동의를 얻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했는지.
"주님, 시작하신 이도 주님이시요, 이제 과정도 주님이십니다."
B형제가 어느 싸이트 공모에 당첨되어 이렇게 도자기 공예 체험도 ~ 우리 아들은 덩달아. 근처에 사는 L형제 가정도 불러서 나머지 시간을 함께 했다. Blending.. Blending.. Blending..
내일 야외집회 준비 거리를 사고 집에 돌아오니 7:30
2010년 5월 8일 어버이날 오후 전체는......... 한 약속을 위해 필요했다.
집회 위주의 교회생활 아닌 작은 단위의 목양 위주의 생활... 더 활력적인 교회생활이 이루어질 수 있는 비결이다.
다음 단계가 남아 있다.
이제 B형제가 좀 더 온전케 되면, 소그룹 봉사자인 S형제와 함께 하며, S형제가 온전케 되도록 도와야 한다. S형제가 B형제에 대해 부담을 갖고 목양을 하게 되면(활력그룹을 하게 되면) A학점 ^^
난 이제 다른 곳으로 가게 될 때 주님께 할 말이 있게 되는 것이다.
Praise the Lo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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