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9-21 , 추천수 0 , 스크랩수 0 , 조회수 290
http://blog.chch.kr/jpsp/8045.html
우리 집 담 위에는 슈퍼 호박이떡하니 자리를 잡고 있다. 언뜻 보아도 품종이 좋은 귀하신 몸이다. 애 호박 때 보지 못해서 어느 사이 훌쩍 커버렸는데 우리 집에서 열린 호박 중, 가장 크고 멋진 호박이다. 농사 짖는 앞집 아주머니가 (나줬으면...) 탐을 낼 정도이니까. 그런데 이 호박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단산이 되었다. 왠일인지 뒤를 이어서 줄줄이 열려야하는데 딱 한 개만 열리고 끝이다. 앞집 아주머니 말에 의하면 첫번째 열린 호박을 따주지 않아서 그럴 것 이라고 했다. 호박도 맏아들의 희생 제물이 없이는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없는가? 만유 속에 숨겨져 있는 그리스도의 비밀이다. 희생 없이는 죽음 없이는 열매를 결코 맺을 수 없나보다. 오늘은 담장 위에서 가장 빛나고 돋보이는 호박을 보면서 다른 때와는 달리 왠지 마음 한켠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트랙백: 수신불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