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9-21 , 추천수 0 , 스크랩수 0 , 조회수 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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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담 위에는

 슈퍼 호박이떡하니 자리를 잡고 있다.

언뜻 보아도 품종이 좋은 귀하신 몸이다.

애 호박 때 보지 못해서

 어느 사이 훌쩍 커버렸는데

우리 집에서 열린 호박 중, 가장 크고 멋진 호박이다.

농사 짖는 앞집 아주머니가 (나줬으면...)

 탐을 낼 정도이니까.

그런데 이 호박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단산이 되었다.

왠일인지 뒤를 이어서

 줄줄이 열려야하는데

딱 한 개만 열리고 끝이다.

앞집 아주머니 말에 의하면

 첫번째 열린 호박을 따주지 않아서

그럴 것 이라고 했다.

호박도 맏아들의 희생 제물이 없이는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없는가?

만유 속에 숨겨져 있는 그리스도의 비밀이다.

희생 없이는 죽음 없이는

 열매를 결코 맺을 수 없나보다.

오늘은 담장 위에서 가장 빛나고 돋보이는

호박을 보면서

 다른 때와는 달리

왠지 마음 한켠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트랙백:  수신불가

샛별
Date 2009-09-22 15:54:06  
자매님 호박은 밑거름을 많이 줘야 해요 거름을 많이 주질 않으면 부실하지요ㅎㅎ 호박 참 멋지게 생겼네요ㅋㅋ
샬_롬
Date 2011-06-11 08:36:55  
자매님은 글을 맛나게 쓰는 재주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