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학교
시와 음악
2010-11-30 , 조회 (688) , 추천 (0) , 스크랩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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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 학교 / 문정희

      나이에 관한 한 나무에게 배우기로 했다
      해마다 어김없이 늘어가는 나이
      너무 쉬운 더하기는 그만두고
      나무처럼 속에다 새기기로 했다

      늘 푸른 나무 사이를 걷다가
      문득 가지 하나가 어깨를 건드릴 때
      가을이 슬쩍 노란 손을 얹어놓을 때
      사랑한다! 는 그의 목소리가 심장에 꽂힐 때
      오래된 사원 뒤뜰에서
      웃어요! 하며 숲을 배경으로
      순간을 새기고 있을 때

          나무는 나이를 겉으로 내색하지 않고도 어른이며
          아직 어려도 그대로 푸르른 희망
          나이에 관한 한 나무에게 배우기로 했다
          그냥 속에다 새기기로 했다
          무엇보다 내년에 더욱 울창해지기로 했다


           
                                   캐논 변주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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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수한마음

      나무 = 생명이 성숙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나이를 겉으로 내색하지 않고도 어른인 사람....


      해가 갈 수록 나이테가 속에 채워지는 사람...


      해가 갈 수록 숲이 더욱 울창해지는 사람...


      그래서 철이 없고, 말썽을 피우고, 문제를 일으키고, 괴롭히는 사람들이


      자주 놀러오고,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사랑한다고 고백도 하고, 가지와 나무잎들이 존재를 건들어도,


      중단없이, 끊임없이, 기꺼이 번거로움을 당하고, 소진되고자 하는 사람...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 무질서한 사람들이 안식을 찾고 마지막 생명선 같이 여길 수 있는,


      그런 그늘과 울타리가 되는 나무 같은 사람...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