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플러스원’이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이유
소셜미디어
2011-04-02 , 조회 (1861) , 추천 (0) , 스크랩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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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플러스원(+1)’ 기능을 선보였다. 구글 ‘프로필’ 이용자들이 구글의 검색 결과 중 정확하다고 판단되는 웹문서를 ‘프로필’에 북마크하면서 동시에 지메일, 지토크 친구들의 검색결과에 자신이 ‘플러스원’을 한 것을 추천해 줄 수 있는 기능이다. 현재는 북마크를 할 수 있는 대상을 검색 결과에만 국한하고 있지만 향후 구글의 다른 서비스들과 외부 웹사이트들로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한다.


얼핏 보면 페이스북의 ‘좋아요’와 상당히 유사해 보인다. 하지만, 둘 사이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페이스북의 북마크인 ‘좋아요’는 그 내역이 ‘좋아요’를 한 사람들의 페이스북 담벼락과 뉴스피드를 통해 친구들과 실시간으로 공유된다. 하지만 구글 ‘플러스원’은 그 내역이 오로지 친구들이 검색 했을 때만 공유된다. 한마디로 구글의 ‘플러스원’에는 페이스북 ‘좋아요’와 같은 소셜네트워킹 기능이 없는 것이다. 물론, 구글이 ‘프로필’ 이용자들끼리 인맥을 맺고, ‘플러스원’을 한 내역을 서로 공유할 수 있게 만들 수도 있겠지만 구글이 그렇게 할 지는 확실치 않다.

아무튼 분명한 것은 지금의 구글 ‘플러스원’에는 검색 결과의 제한적인 공유만 있을 뿐 소셜네트워킹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것은 구글 ‘플러스원’이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된다. ‘플러스원’으로 ‘프로필’에 정보의 흐름을 만들어 내고, 그것을 기반으로 ‘프로필’을 SNS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이 있다면 그 또한 마찬가지다.

설령 SNS의 구축에는 관심이 없고, 단지 사람의 추천이라는 알고리즘으로 검색을 보다 ‘소셜’하고 개인화된 것으로 바꾸는 데만 관심이 있다 해도 쉽지 않을 것이다.

구글이 ‘플러스원’을 통해 검색 결과의 공유, ‘프로필’의 SNS로의 발전, 소셜 검색 구현 중 어느 것 하나라도 뜻한 바를 이루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지금 위기에 놓여 있는 웹 2.0 서비스들로 설명할 수 있다.

웹 2.0 서비스의 쇠퇴 현상

웹 2.0. 지난 10년간 웹 생태계를 지배해온 패러다임이다. 그런 웹 2.0이 요즘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딜리셔스, 플리커, 디그닷컴 등 웹 2.0의 대명사로 통했던 서비스들의 트래픽이 지난 한해 계속해서 감소했고, 이 중 딜리셔스는 모회사로부터 퇴출이 결정되는 수모까지 겪었다. 이러한 일들에 대해 지난 글 ‘웹 2.0의 퇴장과 소셜필터링의 부상’에서 웹 2.0의 위기는 SNS의 성장에 따른 필연적인 결과라고 주장했었다.

그런데 몇몇 분들께서 SNS는 웹 2.0의 한 지류일 뿐, SNS가 웹 2.0을 퇴장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욱 진화시키고 있다는 의견을 주셨다. 맞는 말씀이다. SNS는 공유와 개방이라는 웹 2.0의 정신을 그대로 계승했다. 뿐만 아니라 SNS의 특징인 이용자 프로필과 이용자들간의 사회 연결망도 웹 2.0서비스들에서 발견된다.

하지만, 단지 그 이유만으로 SNS를 웹 2.0의 한 지류로 국한시키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본다. 만약 ‘공유’과 ‘개방’이라는 이념적인 공통점을 논외로 하고, 그 이념들이 서비스의 형태로 구체화된 웹 2.0서비스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만을 비교 대상으로 한다면, 이들 사이에는 중요한 차이점이 드러난다.

뒤에서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이 두 서비스는 공유하고 개방하는 대상과 서비스의 발전 과정, 그리고 서비스를 관통하고 있는 ‘인텔리전스’에서 차이가 있다. 뿐만 아니라 서로 공존할 수 있기 조차 힘들다. SNS는 기존 웹 2.0 서비스들을 진화시키기 보다는 마치 이들을 블랙홀처럼 파괴하고 흡수하면서, 그 빈자리를 자신으로부터 파생되어 나온 서비스들로 대체하기까지 한다. 서비스의 주요 목적이 SNS의 주요 기능인 정보와 콘텐츠의 공유에 있는 웹 2.0 서비스일수록 그럴 가능성은 높다.

웹 2.0 서비스를 위기로 몰고간 주범 SNS. 그리고 두 서비스의 차이

먼저 웹 2.0이 등장한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이전까지만 하더라고 웹 서비스들은 운영자 일방이 콘텐츠를 생산하고 유통하는 형태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공유’와 ‘개방’으로 무장한 웹 2.0서비스들은 등장한 웹 2.0 서비스들은 플랫폼을 과감히 열어 젖혔다. 이용자들은 물론 경쟁자들까지도 콘텐츠의 생산과 유통에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그 결과로 이들이 얻어낸 것은 ‘없는 것이 없는’ 롱테일 구조와 서비스 이용자들이 보다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개별 이용자들의 지혜의 총합체인 집단지성이었다.

이러한 풍부한 콘텐츠와 똑똑한 서비스 이용 가이드는 웹 1.0 서비스들에 비교 우위로 작용했는데, 서비스 이용자들이 많아질수록 롱테일의 꼬리가 더욱 길어지고 집단지성이 더욱 똑똑해지는 네트워크 효과까지 더해지게 되어 웹 2.0은 지난 10년을 지배할 수 있었다.

하지만, ‘권불 십년’. 웹 2.0 서비스들의 10년간의 영광도 돌연변이 형제인 SNS로 인해 위기에 놓이게 된다. 이들을 궁지에 몰아 넣은 트위터와 페이스북 같은 SNS는 기존 웹 2.0 서비스들과는 다른 전략을 구사했다.

웹 2.0 서비스들이 이미지, 동영상, 뉴스, 사전, 리뷰 중에서 특정 콘텐츠들의 공유에 집중했다면 SNS는 이용자들의 관계망에 집중했다. 서비스 이용자들이 어떤 것을 공유하는지는 개의치 않았다. 웹 2.0 서비스들에 있어서 콘텐츠가 핵심이고 관계망이 부수적이었다면, SNS들은 정 반대였던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반대 전략은 SNS가 설령 뜻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기존 웹 2.0 서비스들을 잠식해 들어가는 결과가 야기하게 된다. 웹 2.0 서비스들은 특정 콘텐츠에 집중하기 때문에 이용자 수가 늘어나는 데 한계가 있었지만, 인맥이라는 범용적인 목적을 가진 SNS는 달랐다. 모든 사람의 공통의 관심사를 다루는 만큼 서비스 이용자들을 무한대로 늘려나갈 수 있었기에 공유되는 콘텐츠의 양도 함께 늘려갈 수 있었다. 게다가 외부의 웹 서비스들 조차 엄청난 수의 SNS 이용자들과의 접점을 만들어 내기 위해 자신의 콘텐츠를 SNS에 연결시키기 시작했다.

그 결과 SNS가 개별 종류의 콘텐츠 양에서도 웹 2.0서비스들에 견줄 정도로 성장하게 되자, 이용자들은 더 이상 일일이 웹 2.0 서비스들을 찾아 다녀야 하는 필요를 느끼지 않기에 이르게 된다. 또한 SNS가 가진 인맥관리라는 목적성과 소통의 실시간성과 확산성은 이용자 간의 콘텐츠 공유에 강한 인센티브로 작용했다. 게다가 SNS는 플랫폼 참여자들이 얼굴을 드러내기에 공유되는 콘텐츠가 더욱 신뢰할 만 했고, 지인들과의 관계망 안에서 발현시키는 소셜 지성은 불특정 다수에서 기인한 집단 지성보다 훨씬 합리적이었다.

그 결과 현재, SNS는 더욱 ‘부’해지고 기존 웹 2.0 서비스들은 더욱 ‘빈’해지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다시 구글 ‘플러스원’ 이야기로

그런데, 구글의 ‘플러스원’는 페이스북의 ‘좋아요’ 보다는 웹 2.0 서비스인 딜리셔스에 더 가깝다.

둘 다 ‘웹문서 북마크의 공유’라는 특정 목적을 위해 이용자들을 연결시킨다. 그 말은 구글의 ‘원플러스’ 역시 딜리셔스처럼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네트워크 효과에 속수무책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맥관리라는 인센티브도 없는 상황에서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놔 두고, 굳이 ‘플러스원’을 이용할 필요가 있을까?

구글이 ‘플러스원’으로 구현하고자 하는 소셜검색도 마찬가지다. 만약 페이스북이 MS 빙의 검색결과에 ‘좋아요’ 플러그인을 적용하고, 이미 수집하고 축적해온 ‘좋아요’ DB를 검색 결과 순위를 결정하는 알고리즘에 반영한다면, 그 정확도와 개인화 정도는 구글이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수준이 될 것이다.

설령 구글이 프로필에 사회 연결망을 더해 SNS로 발전시키려 한다 하더라도 뾰족한 수가 없다. 웹 2.0 서비스들은 공유하는 대상으로 세분화될 수 있었지만, SNS는 사람의 관계망이라는 한정된 자원을 두고 경쟁해야 한다. 현재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너무 비대해져 버렸다. 다른 SNS가 자리잡을 여지가 없는 것이다.

구글의 돌파구는?

그렇다면, 구글은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떻게든 구글만의 SNS를 구축해야만 한다.

특정 목적을 위한 SNS는 안 된다. 순수하게 소통과 인맥 구축을 위한 SNS를 만들어야 한다. 그렇다고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따라가는 것은 승산이 없다. 아예 SNS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서로 다른 것처럼 이들과 완전히 다른 인맥과 소통 구조를 가진 SNS를 설계한다던가 아니면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존립 기반을 허물어뜨려야 한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소유권이 있는 사람들의 사회관계망을 그들로부터 독립시켜 온전히 사람들에게 돌려주는 일일 것이다.

페이스북 킬러로 소문만 무성한 SNS ‘구글미’는 아직 베일에 가려있다. 이번 ‘플러스원’의 실망을 ‘구글미’로 만회해 주길 기대해 본다.

출처 : http://www.bloter.net/wp-content/bloter_html/2011/04/5561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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