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 성서공회의 개역성경 지난 연말고 저작권 소멸
교계뉴스
2012-01-28 , 조회 (404) , 추천 (0) , 스크랩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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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역 성경’ 지난 연말로 저작권 소멸
‘개역개정’으로 판권 연장 … 새로운 번역 회피, 성서공회 직무유기


지난 70여년 간 한국교회가 공인본으로 사용해온 대한성서공회의 ‘개역 성경’이 지난 연말로 판권이 소멸됐다. 이에 앞으로 개역 성경이 필요한 사람은 누구나 직접 출판 보급할 수 있게 되었다.

개역 성경은 대한성서공회가 1938년 ‘구역 성경’을 수정하여 ‘개역’이란 이름으로 초판을 낸 이래 1952년에 한글맞춤법 통일안에 따라 현대 한글로 바뀌고, 이를 다시 1957년에 수정하여 최종판으로 사용해왔다. 따라서 개역 성경의 저작권은 이미 1987년에 만료된 셈인데, 성서공회는 1987년 한국이 세계저작권협회에 가입하면서 당시 사회단체가 발행한 저작물의 저작권이 30년에서 50년으로 연장되자, 사도행전 7장 42절 등 몇 군데를 고친 성경을 내어놓으며 1961년판이 따로 있다고 주장하여 2011년까지 그 판권이 연장되었다.

대한성서공회는 개역 성경의 판권 시효 소멸을 대비해 80년대 중반부터 새로운 번역을 준비해오다, 1993년 ‘표준 새번역 성경’을 번역 출판했으나, 합동측을 비롯한 보수교단들의 반발에 부딪쳐 표준 새번역 성경은 공인본으로 채택되지 못했다. 그러자 대한성서공회는 1998년 순전히 개역 성경의 판권 연장 차원에서 7만3천 군데를 고쳤다는 ‘개역개정판 성경’을 내어놓은 것이다.

이 개역개정판은 성서 원문과 관계없이, 오로지 국어문법을 좀 안다는 사람들이 충분한 검토없이 현대어나 쉬운 말로 고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본래 이 수정원고는 이미 10여년 전부터 초안이 준비되어 있었으나 별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여 창고에 방치해 두었던 것인데, 표준 새번역이 거부되자 부랴부랴 개정감수위원회(16개 교단에서 파송된 18명의 감수위원이 참여함)를 발족하고 원문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채 형식적으로 감수를 끝내고 출판한 것이다. 그 결과 네 번에 걸쳐 판을 낼 때마다 다른 성경으로 둔갑하는 ‘누더기 성경’이 되고 말았다. 그런데도 한국교회는 이 성경이 단순히 많이 고쳤다는 이유로 잘된 성경이라며 별다른 비판없이 채택해 사용하고 있다.

개역개정판 성경의 문제점을 지적한 강원주목사에 의하면, 개역개정판에는 1만여 곳의 오류가 있는데, 그 중에 신속히 고쳐야 할 곳이 4000여 곳이고, 본래 개역 성경이 바르게 번역한 내용을 ‘개악(改惡)’한 경우가 700여 곳이나 된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염불보다 잿밥에 눈이 어둡다”는 속담처럼 성서공회가 하나님의 말씀을 바로 보존하고 바른 번역 성경을 보급하려는 노력보다 성경을 상업적 이익으로만 본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교단들이 아무런 비판없이 성서공회의 ‘장사속’에 휘둘려 개역개정판을 공인본으로 채택하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표준 새번역 성경이 “자유주의 신학의 영향을 받고 신관과 구원관 등을 약화시켰다”며 채택을 거부한 보수교단들조차도 표준 새번역 성경보다 훨씬 문제가 많은 개역개정을 받아들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대한성서공회는 개역개정판을 1998년에 초판을 발행했으므로 2048년까지 저작권을 갖게 된다. 그렇게 되면 한국교회는  순전히 원문 번역성경이 아니라, 여러 번역성경을 참고해 번역한 ‘중역’ 성경에 지나지 않는 개역 성경을 사실상 100년을 넘겨 사용하게 되는 셈이다.

성경은 최소한 30여년만에 한번씩 새로운 번역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런데도 대한성서공회는 원문 번역성경인 표준 새번역 실패 후에 ‘표준 새번역 수정위원회’를 구성했다는 것만 교계에 알려졌을 뿐, 그후에 표준 새번역 성경이 어떻게 되었는지조차 교계에 알리지 않고 있다.

성경은 한번 번역하려면 최소 10여년의 시간이 소요된다. 지금 당장 번역위원회를 구성한다 하더라도 한국교회는 빨라야 1920년대에 가서야 새로운 번역성경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럼에도 대한성서공회는 새로운 성경 번역위원회조차 구성하지 않고 있다. 이는 한국 공교회의 성경 번역 및 반포사업을 독점하고 있는 대한성서공회의 직무유기이다. 

그 결과 교계에는 일반 교계 출판사나 개인 차원의 사번역이 줄을 잇고 있다. 그 대표적 예가 아가페출판사의 ‘쉬운 성경’이고, 킹제임스 영어성경을 번역한 ‘KTV한글 완역판’ 등이다. 이 외에도 일부 보수권 교회들이 중심이된 한국성경공회가 ‘바른 성경’을 번역한 바 있다.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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