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여행/홋카이도]아사히카와의 눈 미술관
아름다운 여행
2012-02-25 , 조회 (4308) , 추천 (0) , 스크랩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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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대한 열정이 럭셔리로 승화된 아사히카와의 눈 미술관(雪の美術館).

홋카이도의 명산인 '다이세츠(大雪)'산이 배경으로 둘러 서 있는 아사히카와(旭川)시는
일본에서 가장 '부드럽고 아름다운 눈' 이 내린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곳이다.

그래서일까?

이 아사히카와에서는 '눈'을 모티브로 한
'여러 종류의 것(예를 들어 그림이나 유리공예등의 예술작품부터 술이나 가구등의 물품까지)'
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대부분이 '눈의 결정'처럼 맑고 투명한 느낌인데다,
아사히카와 특유의 '서정적인 정서'가 응축되어 있는 듯 해서 볼 때 마다 매우 기분이 좋았는데...

그 중에서도 아사히카와의 남쪽 언덕에 자리 잡고 선 '눈의 미술관'은 특히 인상적이었다.

우아하고 격조있어 보이는 건물과 그에 걸맞는 '럭셔리한 요소'들에 더해
눈에 대한 사랑으로 똘똘 뭉쳤던 사람들의 열정에 감동했기 때문이다.

안다의 일본여행기...오늘은 엉성한 여행자에게 무한감동을 '준'
홋카이도의 눈 미술관을 찾아 떠나 보도록 하자.




홋카이도 전통미술공예촌 내의 유카라오리 직물공예관, 아사히카와, 홋카이도, 일본



덩어리는 크지만 피부에 닿자마자 부드럽게 녹아 내리는 '홋카이도'스러운,
정확히 말하면 '아사히카와'스러운 눈을 헤치고 언덕에 올라서니 탄성이 절로 나온다.

'우오오오...'

그칠 줄 모르고 계속 내리는 '눈'사이로
기품있고 당당하게 서 있는, 한눈에 봐도 건축하는 데 꽤 신경을 썼음직한 건물들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홋카이도 전통미술공예촌'을 구성하고 있는,
유카라오리 직물공예관, 국제염직미술관, 눈 미술관 등이 그것들이다.



홋카이도 전통미술공예촌 내의 눈 미술관, 아사히카와, 홋카이도, 일본



그 중, 내리고 있는 눈보다 더 하얀 느낌을 주는 건물 하나에 눈길이 갔다.
부드럽고 우아하지만 그 안에 만만치 않은 품위와 엄격함이 느껴지는 '중세의 귀족 신사'가 연상되었다.

비잔틴 양식을 도입하여 지어졌다는 '눈의 미술관'이다.

"절묘하게 눈을 형상화한 훌륭한 외관입니다.
미술관이라기 보다는 차라리 '성(城)'이라 부르고 싶어 지는군요..
물론 미술관의 외형이 딱히 이러해야 한다는 기준은 없지만 말입니다"

외부는 물론이고 내부의 전시품까지 모두 '눈'을 이미지화 해서 만들었다는
미술관 관계자의 설명에 화답하며 건물의 내부로 향해 본다.



내부에는 어디나 눈의 결정을 형상화 해 놓은 문양이 있다, 눈 미술관, 아사히카와, 홋타이도



눈의 미술관 내부에는 어디나 눈의 결정을 형상화한 문양이 있다, 아사히카와, 홋카이도



미술관의 내부는 온통 '눈세상'이다.
'눈의 결정'을 형상화 해 놓은 문양이 곳곳을 채우고 있다.
천정과 벽, 그리고 기둥과 유리는 물론 통로에 세워 둔 작은 의자의 등받이에도...
정말 이런 곳까지...싶을 정도로 여기저기가 양각된 '눈의 결정'으로 가득하다.



눈의 결정을 형상화 해 놓은 나선형 계단, 눈의 미술관, 아사히카와, 홋카이도



자신의 운을 시험하며 던진 동전들로 한가득인 나선형 계단의 종착점, 눈의 미술관, 아사히카와, 홋카이도



"18m의 지하세계로 안내하는 나선형 계단"

'눈 미술관'은 크게 지상층, 지하층, 이렇게 두개의 공간으로 나뉘어진다.

대부분의 관람거리는 지상으로부터 18m 깊이의 지하층에 몰려 있는데,
이 곳까지 내려가기 위해서는 역시 '육각형 눈의 결정'을 형상화 했다는
(정말 곳곳이 눈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나선형의 계단'을 이용해야 한다.

총 62개의 계단들이 '딱 보기 좋을 만큼'의 시야각만을 허락하며
꼬리에 꼬리를 물고 구불구불하게 이어져 꼭지점인 '눈의 결정'까지 도달하는 모습이 꽤 볼만했다.




나선계단을 밑에서 올려 본 모습, 눈의 미술관, 아사히카와, 홋카이도



계단의 가장 밑바닥 중앙에는 자신의 운을 시험하기 위해 사람들이 던진 동전으로 한가득이다.

"안다님도 동전 한번 꺼내 보시지요.
위에서 동전을 던져 작은 구멍으로 집어 넣으면 행운이 온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오호라...그렇다면 나도 한번~!"

그 얘기를 듣고 주머니의 동전을 꺼내 들었다.
그러다 이내 동전은 다시 주머니 속으로...

눈 미술관의 멋진 외관과 나선계단이 그려 내는 '우아한 곡선'을 본 것 만으로도
'나'는 오늘 충분한 행운아...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얼음의 회랑, 눈의 미술관, 아사히카와, 홋카이도



얼음의 회랑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접한 얼음 기둥, 눈의 미술관, 아사히카와, 홋카이도 


"얼음의 회랑, 리얼한 순수 얼음 기둥의 세계~"

나선계단을 내려 오면서
왠지 지하층에 점점 다가 갈수록 주위의 공기가 차가와 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왜 갑자기 추워지는 거지?"

이유는 바로 지하 층에서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얼음의 회랑' 때문.

얼음의 회랑에서는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진짜' 얼음의 세계를 관찰할 수 있다.
여기서 '진짜' 라는 표현은 '천연 그대로'와 동일한 의미이다.

얼음의 회랑에서 접하게 되는 얼음들은 대부분 거대한 기둥과 덩어리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것은 유리벽 내부의 천정에서 1년 내내 꾸준히 쉬지 않고,'아무렇게나' 물을 떨어뜨린 결과물인데,
그 유지를 위해 회랑통로는 15도, 유리벽의 내부는 영하 20도로 조절된다고 한다.

제 멋대로지만 인공적이지 않은 순수한 얼음기둥들에 마음을 빼앗겨
한참 동안을 얼음회랑에서 시간을 보내다 마지 못해 걸음을 옮겨 본다.



눈의 미술관의 음악당, 아사히카와, 홋카이도, 일본



눈의 미술관의 음악당, 아사히카와, 홋카이도, 일본



"천정에 그려진 유화가 장관, 음악당~!"

기기묘묘한 얼음덩어리의 세계에서 빠져 나와 만나게 되는 음악당은 눈 미술관의 최고 하이라이트.

넓고 높은 실내공간에 부드러운 곡선을 가진 아치형 기둥들의 연속.
슬쩍 봐도 '엄청' 비싸 보이는 그랜드 피아노와 하프가 놓여 있는 중앙 무대의 앞은
250개의 좌석들이 공간을 빼곡히 채우고 있다.




음악당의 천장에 그려져 있는 유화인 '북쪽의 하늘', 눈의 미술관, 아사히카와, 홋카이도




눈 미술관의 음악당 전경, 아사히카와, 홋카이도, 일본



눈 미술관의 음악당에서는 '천정 돔'에 주의를 기울여 볼 것~!!!

'북쪽의 하늘'이라는 제목이 붙은 거대한 유화 때문인데,
7명의 화가에 의해 28,000호에 달하는 캔버스에 그려진 '대작중의 대작'이다.




음악당의 중앙무대, 눈 미술관, 아사히카와, 홋카이도, 일본



객석 쪽에서 무대를 바라 보면,
무대 위에 세워진 6개의 가로등에 '특히' 눈길이 간다.

사실 어느곳을 보든 '럭셔리'함과 '상당한 정성'에 감탄하게 되는 음악당이지만,
무대 위에 설치된 가로등과 아치형 외벽은 '엄청난 비용'과 '노력'의 산물이다.

특히 눈 미술관의 '핵심가치'인
'눈'의 이미지와 그것의 순수한 분위기를 녹여 내기 위해 상당히 공을 들였다고도 한다.

때문에 평소 음악회나 강연회 등의 '기본 용도' 외에도,
'순백'의 이미지로 대표되는 '결혼식'의 장으로도 많이 활용된다고 한다.



럭셔리한 전시품들이 가득한 눈 미술관, 아사히카와, 홋카이도, 일본



이렇게 조그만 작품들도 그 가격이 만만치 않다, 아사히카와의 눈 미술관, 홋카이도, 일본



"럭셔리한 전시품들, 그것은 눈에 대한 애정~!"

눈 미술관은 '일본 경제의 가장 황금기(이른바 버블시대)'에 지어진 미술관이다.
당시의 '경제 호황'을 증명이라도 하듯,
때로는 과하다 싶을 만큼 '엄청난 자금'이 투입되었음을
방증하는 요소들이 요소요소에 끊임없이 배치되어 있다.

'화려함의 댓가로 돈을 너무 남용한 것 아닌가?'



전등 역시 유럽에서 수입한 상당히 고가인 전시품이다, 눈 미술관, 아사히카와, 홋카이도, 일본 



하지만...
눈 미술관을 럭셔리하게 꾸민 사연이
'눈'을 사랑하고 '눈의 도시'인 아사히카와를 아끼는 한 개인의
순수한 '열정의 산물' 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그는 정말 눈 미술관을 '최고'로 멋지게 꾸미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또한 그러한 열정을 이룩하기 위해 사재로 출연한 돈이
'자그만치 2조원' 이었다는 이야기 앞에서는 더더욱...

그만한 돈을 벌기도 힘들었을 테지만,
그만한 돈을 '댓가 없는 꿈과 지역에 대한 애정'을 위해 사용하기는 더욱 힘든 일임...을 감안하니
마음 한 켠으로부터 잔잔한 감동의 물결이 일어난다.



스노우 크리스탈 뮤지엄, 아사히카와의 눈 미술관, 홋카이도, 일본



스노우 크리스탈 뮤지엄, 아사히카와의 눈 미술관, 홋카이도, 일본



"눈의 연구에 한 평생을 바친 연구자의 결과물에도 감동하다"

그러한 감동은 눈 미술관에서 마지막 코스로 들른 스노우 크리스탈 뮤지엄까지 계속 이어졌다.

이 곳에서는 참으로 다양한 눈의 결정 사진들을 감상할 수 있는데,
평소 다 같은 모습이라 생각하기 쉬운 눈의 속성이
사실은 사람의 얼굴만큼이나 서로 다르다는 것을 배울 수 있다.

이러한 눈의 결정 사진들은 홋카이도 대학 저온 연구소에서 근무했던
고바야시 교수(1925~1987)의 헌신적인 연구 결과물들이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20여년에 걸친 긴 세월동안 수없는 채집과 사진 촬영의 반복끝에 얻어진 결실들이라니
고바야시라는 사람의 '인생 그 자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추운 겨울 다이세츠산 속의 조그만 동굴에 쭈그려 앉아 '눈'에 대한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초로의 연구자의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그리고 숙연한 마음으로 눈의 결정을 바라 보았다.
그리고 생각했다.

'지금 이 순간, 세상 그 어느 것보다 아름다운 것은 바로 눈의 결정이다...'



눈 미술관 음악당, 아사히카와, 홋카이도, 일본



여러 모로 볼 것 많고 분위기도 마음에 들었던 눈 미술관에서 더욱 긴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하지만 엉성한 여행자를 기다리고 있는 다음 목적지를 위해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하지만,
눈에 대한 열정을 가진 사람들의 헌신과
그것을 통해 얻어진 감동을 마음속에 한가득 담아가기 때문에
돌아가는 발걸음이 결코 아쉽지만은 않았다.

안다의 홋카이도 여행기, 다음으로 이어집니다...



눈의 미술관, 아사히카와, 홋카이도



눈의 미술관 음악당, 아사히카와, 홋카이도


원문출처 : http://shlim1219.tistory.com/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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