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에서 예술이 된 안동한지 체험여행
아름다운 여행
2012-02-28 , 조회 (3714) , 추천 (0) , 스크랩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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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에서 예술로 승화된 안동한지를 체험하다.

지난 11월에 거행되었던 G20정상회의, 세계 각국의 최정상들이 모인 그 자리를 빛내준 종이가 있었습니다.
그 종이의 이름은 바로 안동한지.

본회의장을 포함하여 연회장 등 15개 행사장 전체에 실내장식으로 사용되어
우리 종이인 한지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린 안동한지는,
'닥나무'를 원료로 하여 전통적인 방법으로 생산이 됩니다.

한장을 만들기 위해서도 기계가 아닌 사람의 많은 손이 필요하고,
섬세하면서도 때로는 일견 지루해 보이는 일련의 과정을 거쳐 세상에 나온 한지는
'천년의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엉성한 여행자와 함께 '종이를 넘어 예술로...'가고 있는 안동한지를 사진과 여행기로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닥나무가 원료인 관계로 종종 '닥종이'라고도 불리는 우리의 자랑스러운 한지...
그 매혹적인 아름다움을 체험하기 위하여 지금부터 경상북도 안동으로 급하게 출발~~~



안동한지, 안동




아름다운 색으로 그윽하게 물든 한지들이 켜켜이 쌓여있는 안동전통한지공장을 방문했습니다.
일상적으로 자연이 주는 아름다운 풍경과 사람이 남겨놓은 의미있는 유적에 몰두하는 여행패턴을 가진 엉성한 여행자에게
'공장을 방문하는 체험여행'은 낯설음을 넘어 상당한 어색함으로 다가옵니다.

그렇기에 마트나 편의점에서 파는 '버터오징어'같이 생긴 한지들이 '반가워~여행자 친구...!!!'하고 인사를 걸어옵니다만,
제대로 된 화답을 해 주지 못하고 잠시 멍~한 표정으로 애꿎은 카메라만 만지작 거려 봅니다.

'어디를, 무엇을, 어떻게, 언제...사진으로 담으면 좋을까?..난감하구만...'

일단은 마음을 진정시키고자 눈을 비비고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며 한가지 결론을 내려 봅니다.

'익숙하지 않은 새로움에 빨리 적응하는 것이 이득...카메라에게나 정신건강에게나~!!!'
그런데 저 한지를 안주 삼아 마시는 맥주의 맛은 어떨까?...과연...

염소가 봤다면 엄청 좋아했을 오징어포 한지를 바라보니 언제나 그렇듯 머리속은 쓸데없는 생각으로 채워집니다.

'아...안돼...도리도리...!!!'



양잿물에 삶아지는 닥나무 내피, 안동한지공장, 안동



걸음을 옮겨 본격적으로 안동한지의 제작과정과 마주하기 위해 섰습니다.
닥나무의 껍질을 벗겨내면 얻을 수 있는 흰색 내피를 물에 담가놓은 모습입니다.
이렇게 담가 놓아 내피가 충분히 물에 불면 잿물속에서 찌는 과정이 이어집니다.

'저게 과연 종이가 되겠어...?'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무렇게나' 잿물 속에서 헤엄치는 닥나무의 속살을 보며
갑자기 궁금증이 일어납니다.

'왜 굳이...잿물에 찌는 것일까?'

닥나무의 섬유질을 제대로 살리고 보존하기 위해 잿물에 찌기 위해
물에 담가 둔 내피를 뒤로 하고 '출렁출렁'소리가 나는 쪽으로 이동해 봅니다.



안동한지제작, 안동, 경북



안동한지제작도구, 안동, 경북




출렁이는 소리는 안동한지를 제작하기 위하여 분주하게 움직이는 노련한 기술자의 움직임입니다.

내부에 여러개의 사각형을 가진 커다란 틀로 '닥나무의 섬유질과 그 외'를 구분하여 걸러내는 숙련공의 뒷모습을
조심조심 카메라로 담아봅니다.
꼭 사각형의 모습과 크기만큼 만들어질 한지입니다.
엉성한 여행자의 엉성한 상상력으로는 '도저히' 완성품의 모습이 그려지지 않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종이가 된다는 게야???'




안동한지의 제작과정(사진의 좌측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안동, 경북



잿물에 담가서 쪄낸 내피를 돌판위에 놓고 찧어 국수가락, 혹은 죽같은 모양(흔히 닥죽이라 함)을 만들면
'지통'에 맑은 물과 함께 넣어 세게 휘젓는 과정이 이어집니다.

그 후, 닥풀을 풀어놓은 물 속에서 커다란 틀로 닥나무의 섬유질을 골고루 걸러 내고,
사각형 발위에 남은 물빠진 그 섬유질을 한장씩 떼어 건조시키면 일단은 한지의 기본적인 모습이 완성됩니다.




건조되어 기본적인 틀을 갖춘 한지, 안동, 경북



안동한지, 안동, 경북



안동한지, 안동, 경북




건조되어 기본적인 틀을 갖춘 한지는 흠씬 두들겨 맞게 됩니다.

그것도 한두대가 아닌 수백대를......

그러나 한지는 '맞는 것'에 대한 불평이나 원망을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자신의 밀도를 높여주고 질긴 섬유질의 형성에 '막대한' 도움을 주니 말입니다.

짓이겨지고 쪄지고, 저어지고 말려지고 맞는 일련의 과정을 거쳐 여행자의 눈앞에 선
'당당한' 그리고 '제대로 된' 안동한지를 사진으로 담아봅니다.

힘들었지만 '별일이 없다면'...앞으로 천년의 세월동안 지속될 안동한지의 모습을 말입니다.



안동한지, 안동, 경북



안동한지, 안동, 경북



안동한지, 안동, 경북




그러고보면 우리네 인생에서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시련과 아픔'을 언제나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 들여야 할 것 같습니다.
비록 그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세파에 찌들고, 힘겨운 삶의 굴레에서 눈물로 하루하루를 보내는, 지독히도 '희망없는 인생' 을 살고 있는 것처럼 느껴도,
결국 천년을 갈 '아름다운 한지' 같이 최후에는 더욱 단단하고 오래도록 지속되는
'인생'의 한 과정을 겪고 있을지 모를 일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경우에도 희망은 있다...아니 시련이 있을수록 희망, 그 이상의 찬란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


속이 텅 빈 닥나무가 우아한 한지로 변해가는 과정을 보며 엉성한 여행자는 깊은 깨달음을 얻어 봅니다.

그리고...어떠한 여행의 패턴이든지 결국에는 '어떤식으로든' 긍정적인 생각의 피드백으로 돌아옴도 느껴봅니다.

'오호홋...여행...정말 좋아~~~!!!'
처음의 막연했던 마음을 어느새 잊어버린 단순한 여행자는 '아무생각없이' 안동한지가 주는 매력속으로 깊이 빠져들기로 작정해 봅니다.




안동한지, 안동, 경북




안동한지, 안동, 경북




안동한지, 안동, 경북



안동한지는 '종이다운 종이'의 모습을 갖추고 있습니다만,
그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한지가 얼마나 다양하게 응용될 수 있는지...아니 예술로까지 승화될 수 있는지,
'변형되고 이용된' 안동한지의 모습을 통해 여행자는 '확실하게' 느껴봅니다.

걸음을 안동한지공예가들의 '작품'을 모아 놓은 곳으로 옮겨봅니다.



안동한지공예작품, 안동, 경북




안동한지공예작품, 안동, 경북




안동한지공예작품, 안동,경북




안동한지공예작품, 안동, 경북




안동한지공예작품, 안동, 경북





닥나무가 안동한지로 변신하는 과정도 그랬지만,
안동한지가 다양한 작품으로 승화되는 과정도 '분명' 많은 손길과 세심한 배려와 주의가 있었을 것입니다.

여기서 다시 한번 '우리의 삶'을 생각해 봅니다.
저마다의 인생이 아무리 '개별적인 사람들의 자유스러운 움직임' 이라고 해도
결국은 '한지공예품'과 다를 바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누군가의 정성어린 손길과 사려깊은 이해심을 통해 사람의 삶은 더욱 풍요롭고 아름답게 변할 수 있다는 것...말입니다.

그것이 자식을 향한 부모의 관심이든, 배우자에게 보내는 애정어린 눈길이든,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베푸는 따뜻한 친절이든지에 관계없이...
그 어떤 사람에 대한 그 어떠한 표현이라도......


종이를 넘어 '우리보다 더욱 오랫동안 이 땅에서 살아갈' 예술품, 안동한지에게 엉성한 여행자는 비로소 감사의 인사를 분명히 전합니다.
'많이 배웠네...그리고 많은 것을 느끼고 가네...안동한지친구...천년을 넘어 영원히 변함없는 모습으로 있어주길...'

카메라를 가방에 넣고 다시 한번 안동한지를 물끄러미 쳐다 봐 준 후에...여행자는 왔던 길을 되돌아 나갑니다.

'참..그런데 G20 정상들은 아름다운 안동한지를 보면서 무엇을 느꼈고 어떤 감정을 가졌을까...???'
다시 한번 고개를 들고 일어서는 쓸데없는 생각에는 도리도리로 화답해 주면서 말입니다...도리도리...도리도리...

안다의 국내여행기...다음으로 이어집니다...



안동한지공예품, 안동, 경북




안동한지공예품, 안동, 경북


원문출처 : http://shlim1219.tistory.com/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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