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지만 어느새 바람 끝엔 봄 기운이 얼풋 실려있는 느낌입니다.
봄을 알리는 복수초며 변산바람꽃 등의 야생화들이 산야를 채우는 3월, 봄이 시작되는 계절을 앞두고 어느새 가슴까지 설레이는 걸 보니 제 감성이 결코 무뎌지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머지 않아 이 땅에도 다양한 색의 봄꽃들이 흩날릴텐데요, 미리 떠나보는 3월의 봄꽃여행을 간추려 정리해 보았습니다. 대부분의 출사 여행지가 남쪽 지방이라서 서울 지역에 사시는 분들은 큰 맘 먹고 내려오셔야 할 지도 모르겠지만, 봄꽃으로 풍성해지는 우리의 아름다운 산하를 둘러보기 위해선 미리부터 계획을 세워보시기 바랍니다.
당연히 저희가 운영하는 네이버 카페 [여행사진의 모든 것]에서는 최적의 개화시기를 맞춰서 함께 떠나는 봄꽃여행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홀로 떠나기 힘들거나, 사진을 배우고자 하시는 분들은 카페를 이용하셔도 좋은 여행이 될 수 있을 겁니다.
1. 통도사 홍매화
이른 봄의 향기를 느끼고 싶은 분들에게 통도사는 봄여행지 추천 장소로 제격입니다.홍매화나 산수유 같은 봄꽃들을 카메라에 담거나 독경소리가 은은하게 울려퍼지고 입자 고운 봄햇살이 토실토실하게 익어가는 뜨락을 거니는 기분은 휴식과 동시에 마음의 평안을 가져다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봄의 전령사라 일컫는 홍매화. 그 중에서도 통도사 홍매화는 단연 으뜸입니다. 통도사 경내에도 꽤 많은 홍매화나무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이 수령이 어린데 반해, 입구 쪽에 있는 두 세 그루 정도는 수려한 모습을 뽐냅니다. 특히 사찰 내에 있다는 독특함 때문에 많은 사진사들이 찾으시는데요, 한국의 전통적인 느낌의 문양(창살, 기와지붕, 탑 등)을 배경으로 홍매화를 담을 수 있는 이점 때문입니다.
▲ 통도사 홍매화
▲ 통도사 홍매화
▲ 통도사 홍매화
▲ 통도사 홍매화
▲ 통도사 홍매화
▲ 통도사 주변에 흩어져 있는 작은 암자들도 둘러보면 좋은 사진여행이 될 수 있습니다.
2. 원동 순매원
부산 인근에서 가장 봄꽃을 가장 일찍 접할 수 있는 봄여행지 추천지가 바로 '원동 순매원'입니다. 낙동강을 끼고 달리는 기찻길이 연변에 있어서 독특한 봄의 정취를 느끼기에 이만큼 이상적인 곳도 없는 듯 합니다.
▲ 원동 순매원
▲ 원동 순매원
▲ 원동 순매원
▲ 원동 순매원
3. 김해 건설공고 매화
봄이면 부산,경남 인근에서 가장 먼저 매화가 피기로 유명한 김해건설공고,교정의 진입로 양 옆으로 제법 오래된 매화들이 봄향기를 내뿜으며 화사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습니다.이곳은 특히, 와룡매로 유명합니다. 좌측에 있는 20-30그루의 매화나무들은 줄기가 휘고 구부러져서 마치 용이 용트림하는 형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수령이 족히 100년이 넘는 고매(古梅)들은 김해건설공고의 전신인 김해농고 시절, 한 젊은 일본인 교사에 의해서 심어졌다고 합니다. 한때는 김해교육청 부지로 선정되어 다 뽑힐 위기에도 처했지만 농고 동문들의 빗발치는 항의에 의해 살아남았다고 전해집니다. 얼마전, 90대가 넘은 일본인 교사가 김해건설공고를 찾아와서 젊은 날 자신의 손길이 닿은 매화나무들을 만져보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고 하는 일화는 새삼 가슴을 뭉클하게 했습니다. 김해건설공고의 매화는 수령이 오래된만큼 사진가들에겐 또다른 느낌의 매화사진을 찍게 합니다. 거기다, 가끔씩 찾아오는 동박새와 함께 매화를 담으면 그 유명한 '화조도(花鳥圖)'가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죠. 은근히 새와 함께 매화를 찍기 위해 기대를 하고 작년에 이곳을 찾았지만 결국 헛탕치고 말았습니다. 올해는 좀 더 이른 시간에 이곳을 찾아 동박새와 함께 매화를 담아 볼 참입니다.
▲ 김해 건설공고 매화
▲ 김해 건설공고 매화
▲ 김해 건설공고 매화
▲ 김해 건설공고 인근에 있는 큰 나무
4. 광양 청매실 농원
작년 제가 찾은 날(3/29)의 개화상태를 뒤져보니 전체적으로는 80% 이상, 언덕배기는 70% 수준이었습니다.
매년 빠뜨리지 않고 한 두 번씩 가곤 했던 광양 매화마을의 '청매실농원'에 올해도 어김없이 봄꽃여행을 다녀올 생각입니다. 대표적인 '봄여행지 추천'장소인 청매실 농원을 한 번이라도 빠뜨리면 봄을 제대로 맞이한 것 같지 않은 찝찝함에 연례행사처럼 찾아가곤 한답니다. 올해도 부지런히 달려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