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추쌈 점심을 먹었습니다.
유향의 동산
2012-06-09 , 조회 (684) , 추천 (0) , 스크랩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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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점심은 상추에 실란츠로(고수)를 몇개 얹어서 쌈을 싸먹었습니다.

월남 국수에 들어있었던 실란츠로의 이상한 맛에 질겁을 했던 예전에 비하면

사람의 입맛은 살아가면서 변하는 모양입니다.

 

상추는 그리 크지 않은 것이라 여러개를 겹쳐 싸야 하지만 무공해이고

싱싱합니다. 한 자매님의 뒷 마당에 씨뿌려 심으신 것을 수확한 것인데

쌉싸롭한 것이 입맛을 제법 돋구네요. 일주일에 최소한 일곱번 이상을 뵙는

가정(매일 새벽집회를 함께 함)인데, 이것 저것 저의 가정에 나눠주십니다.

 

사랑이 무엇이냐고 물으신다면, 저는 가장 쉬운 정의는 '먹거리를 주는 것'

또는 '먹이는 것'이라고 말할 것입니다. 물론 영육간에 다 해당됩니다.

 

어제는 김자매가 나가는 직장에서 첫월급 탄 기념으로 소그룹식구들과

저렴하면서도 맛있는 부페식당에 가서 함께 식사하고 이런 저런 격의없는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 '집회'를 대신했습니다.

 

지난 주일에는 감기때문에 집회에 못나온 한 자매님 가정과 저녁을 함께

먹었습니다. 식당 문을 나와 차를 타고 오면서 둘이 '오늘 참 잘했다.'고

서로 칭찬했습니다. 집 사람 생일날에 이런 만남, 이런 함께 먹음의 시간을

가진 것이 스스로도 보람이 느껴졌던 모양입니다.

 

고등학생들을 어떻게 목양을 좀 하고 싶은데 마땅한 길이 없어서(그들은

영어세대이고, 또 거의 미국 아이들과 같아 몇 마디 나누면 그 다음엔

서로 어색), 주님 밥을 좀 함께 먹고 싶은데 어떻게 안 될까요? 기도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후 주머니 사정이 괜찮게 된 몇 번 그들과 함께

식당가서 밥/짜장면/새우튀김..을 먹었는데 전보다 상당히 친근해 지고

가까워진 느낌입니다.

 

오늘 어떤 형제님이 컴퓨터 앞에 오래 앉아 있는 사람들의 '직업병'과도

같은 목과 어깨 근육 뭉침...을 손으로 만져 풀어주셨습니다.

"형제님, 우리 00교회 초기에 왜 사람들이 늘었는지 아세요? 자주

식사를 함께 했습니다. 새로운 사람에게 어디 밥 먹으로 함께 가자고 하면

부담없이 따라가잖아요. 그러면 함께 밥 먹고 난 다음 같이 찬송하고

그러면서 인수가 차츰 늘었어요."

 

저 남쪽 어디에 소재한 명문대학 출신 자매 최소한 세 명이 학교다니는

동안 어느 한 가정의 헌신적인 목양으로 교회에 들어왔고 미국에 와서

살고 있습니다. 그들의 간증은 한결같이 대학다닐 때 그 가정이 편하게

쉴 자리를 제공하고, 먹여서 교회 안에 남아 있을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다시 말하건대, 사랑이 무엇이냐고 물으신다면, 저는 먹이는 것입니다.

라고 답할 것입니다. 주님도 우리의 죄들의 사함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자신을 우리의 '먹거리'(요6:57)로 주시기 위해 오셨습니다.

 

저는 오늘 점심에 한 자매님이 주신 상추쌈을 싸서 입에 넣으면서
한 지체가 주신 사랑을 싸서 먹은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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