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산에서

첫 번째 장소는 변화산이다. 주님은 변화산에서 그분 자신의 존귀와 영광을 나타내시어 사람에게 그리스도가 어떠한 분인가를 보여 주셨고 그분 자신이 육신을 입고 사람 가운데 온 분임을 보여 주셨다. 이것은 바로 베들레헴에서부터 시작한 예수가 분장한 그리스도이심을 말하고 있다. 그분이 사람의 육체를 입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분이 어떠한 그리스도인지를 몰랐다. 변화산에서 그분은 잠시 동안이나마 그분의 분장을 벗고 그분의 본래의 모습을 그들에게 한번 보여 주심으로써 세 제자들로 하여금 그분이 어떠한 그리스도인가를 보게 하셨다. 그분의 제자는 많았지만 그분을 알고 있는 사람은 적었다. 많은 사람이 그분을 나사렛 예수로 알고 있었다. 그분이 하나님의 아들이자 그리스도이심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매우 적었다. 도대체 그분은 어떠한 분이시기에 사람이 알지 못하고 사람의 눈이 그분에 대해 열려지지 않았는가? 변화산에서의 일은 특별한 일이 아니라 그분이 분장을 벗어서 제자들에게 새 계시를 갖게 하고 그들로 하여금 그분이 과연 누구인지를 보게 한 것이다.

그때에 모세가 왔고 엘리야도 왔다. 모세는 율법을 전했고 엘리야는 선지자였다. 율법과 선지자가 모두 산에 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 율법과 선지자는 구약의 특징이고, 신약의 특징은 그리스도이다. 율법과 선지자는 지나갈 그림자이다. 실재(實在)가 올 때 그림자는 지나가게 된다. 모세와 선지자는 구약의 특징이고 그리스도는 신약의 특징임을 안 베드로는, “우리가 여기에 있는 것이 좋사오니”라고 말했다. 그가 이 말을 할 때 하나님이 오셔서 그의 말을 중단시키셨다. 하나님이 그를 중단시키신 것은, 율법과 선지자가 그리스도와 함께 조화될 수 없음을 말한다.

하나님의 말씀은 “율법과 선지자는 요한의 때까지요 그 후부터는 하나님 나라의 복음이 전파된다”(눅 16:16)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에게, 율법과 선지자와 하나님의 나라는 연결된 것이지 평행한 것이 아님을 보여 준다. 베드로의 뜻은, 율법과 선지자와 그리스도가 평행한 것이지 연결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나님이 오셔서 그의 말을 중단시키신 것은 그에게 율법과 선지자와 그리스도가 평행한 것이 아니라 연결된 것임을 보여 주신 것이다. 율법과 선지자가 끝날 때 비로소 그리스도가 시작되며 양자는 서로 상응될 수 없다. 모세와 엘리야는 구약에서 상당히 지위가 높았지만 그리스도와 평행할 수 없다. 베드로는 “우리가 초막 셋을 짓되 하나는 주를 위하여 하나는 모세를 위하여, 하나는 엘리야를 위하여 하사이다”라고 말했다. 베드로의 뜻은, 주 예수님은 첫째 지위에 서 있으나 둘째 지위와 셋째 지위는 율법과 선지자에게 남겨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이 하늘에서 말씀하신 것은 율법과 선지자에게 둘째 지위와 셋째 지위 모두 줄 수 없다는 것이다. 율법과 선지자는 기독교 안에서, 신약 안에서 약간의 지위도 없다. 기독교 안에, 신약 안에, 교회 안에는 오직 주 그리스도 한 분만이 있다. 베드로는, “하나는 주를 위하여 하나는 모세를 위하여 하나는 엘리야를 위하여 하사이다”라고 말했지만 하늘에서의 소리는, “이는 나의 아들 곧 택함을 받은 자니 너희는 저의 말을 들으라”는 것이다.

하나님이 여기에서 하신 말씀에는 두 가지 뜻이 있다. 첫 번째는, “오늘은 네가 말할 때가 아니라 말을 들을 때이다.”, “오늘은 기독교가 어떤 것인지를 네가 말할 때가 아니라 들어야 할 때이다.”라는 것이다. “너희는 저의 말을 들으라”의 뜻은, “베드로, 너는 말하지 말라. 너에게는 말할 지위가 없다. 너는 마땅히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너는 그리스도와 모세와 엘리야를 말하지만 나는 그들이 아닌 ‘그’의 말을 들으라고 말한다.”라는 뜻이다.

베드로는 세 사람을 말했지만 하늘에서는 오직 한 사람을 말했다. 하나님은 신약 시대에서 율법과 선지자를 필요로 하지 않으시고 그리스도만을 필요로 하신다.

왜 하나님은 이 시대에 율법과 선지자를 필요로 하지 않으시고 그리스도만을 필요로 하시는가? 도대체 율법은 무엇이며, 선지자는 무엇이며, 그리스도는 무엇인가? 이제 우리는 이 문제를 보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