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가 찰 때의 경륜을 위한 것입니다. 이 경륜은 만물, 곧 하늘들에 있는 것들이나 땅에 있는 것들이 다 그리스도 안에서 머리이신 그리스도 아래 통일되도록 하는 것입니다.(엡 1:10) 

Unto the economy of the fullness of the times, to head up all things in Christ, the things in the heavens and the things on the earth, in Him;(Eph. 1:10) 

우리는 이 메시지에서 만물이 그리스도의 머리 되심 아래 있는 것을 보기로 한다. 이것은 우리에게 전혀 새로운 것이다. 에베소서 1장 10절에서는 『하늘에 있는 것이나 땅에 있는 것이 다 그리스도의 머리 되심 아래 있게 하려 하심이라』고 말한다. 흠정역에서는, 『다 그리스도의 머리 되심 아래 있게 하려 하심』이라는 말 대신, 『다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로 모으려 하심』이라고 되어 있다. 이 번역은 적절하지 못하다. 헬라어에서, 「머리 되심 아래 둠」이라는 말은, 「머리」라는 명사의 동사형(動詞形)이다. 그러므로 이에 합당한 번역은 『다 그리스도의 머리 되심 아래 둠』이다. 3절에서 14절까지는 하나의 긴 문장이기 때문에, 9절과 10절은 그 앞에 있는 구절과 따로 나눌 수 없다.

 9절과 10절은 독립된 문장이 아니기 때문에, 하나님의 은혜의 풍성함을 말하는 7절과, 우리로 모든 지혜와 총명으로 넘치게 하는 은혜에 대한 8절을 서로 연결시켜야 한다. 이 네 구절을 한번에 읽어 내려가면, 거기에 포함된 것은 모두 풍성한 은혜와 연관되어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풍성한 은혜는 이처럼 많은 것을 우리에게 베풀었다. 예를 들어, 우리로 하나님의 기업이 되게 했으며 하나님으로 우리의 기업이 되게 했다. 가정의 자녀들은 아버지의 기업이다. 아무리 큰 부자라 할지라도 그에게 자녀가 없다면 그는 사실상 가난한 자요, 스스로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것은 자녀가 곧 아버지의 기업임을 가리킨다. 성경에 의하면, 자녀가 많으면 많을수록 그만큼 더 부자이다. 그 어떤 것도 자녀와 비교될 수 없다. 하나님의 아들들인 우리는 그분의 기업이다.

우리는 넘치는 은혜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아들들이 되었고, 그분의 기업이 되었다. 또한 하나님도 우리의 기업이 되신다. 가정에서 자녀들이 아버지의 기업일 뿐 아니라 아버지 역시 자녀들의 기업이다. 많은 자녀들이, 다른 것은 다 잃더라도 아버지만은 잃을 수 없다고 말한다. 살아 계신 아버지야말로 가장 좋은 기업이다. 우리는 하나님의 기업이 되고 하나님은 우리의 기업이 되시는 과정에 있다. 이것은 하나님의 풍성한 은혜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서로 기업이 되는 것이 목적은 아니다. 왜냐하면 9절과 10절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이, 넘치는 은혜로 말미암아 만물이 그리스도의 머리 되심 아래 있기 때문이다. 풍성한 은혜로 말미암아 우주 가운데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만물을 그리스도의 머리 되심 아래 두기 위한 것이다. 우리는 풍성한 은혜가 이 일을 위해 어떻게 역사하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여기에서 잠시 주님의 회복 안에 있는 교회의 형제 자매들에 대해 한마디 하고 싶다. 비록 그 수(數)는 적을지라도 이 형제 자매들은 이 땅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정치(政治)나 군사(軍事)나 산업에 종사하는 어떤 지도자보다도 더 중요하다. 그러나 은혜로 구속(救贖)이 이루어졌고 죄 사함이 적용되었고 우리를 거듭나게 하시고 이제 우리 안에 역사하여 우리를 하나님의 기업으로 삼으실 뿐만 아니라 하나님 또한 우리의 기업이 되시고 만물을 그리스도의 머리 되심 아래 두는 역사(役事)에 대한 이러한 이상(異象)을 대부분의 그리스도인들이 보지 못하고 있다. 기독교의 전도사나 교사들도 이것을 말하지 않고, 책에도 언급되지 않고 있다. 그들은 풍성한 은혜가 교회 형제 자매들에게 역사하여 만물을 그리스도의 머리 되심 아래 두는 이 중대한 문제를 다루지 않고 있다. (엡 LS 8)